‘돈 많이 줄테니 딴 생각 마라’. 삼성의 무노조 정책이 아직도 건재함에 놀랐다.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고자 하는 이유는 임금을 올리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노조결성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간다운 가치를 실현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문화사업을 참 열심히 한다. 상당한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이 운영하는 호암아트홀에서는 흥행에 연연하지 않고 ‘예술성 높은’ 영화상영을 고집하고 있다. 이것은 삼성이 돈만 밝히는 기업이 아니라 인간다운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기 위한 노력이다.

그러나 무노조 신화를 지키기 위해 노조결성을 돈으로 막을 수 있다는 발상은 ‘세계 일류’를 자랑하는 삼성의 ‘세계 최하’의 의식수준을 나타내는 것에 다름아니다. 나는 지금 삼성의 아성인 수원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우리학교 구내 복사집 아저씨는 삼성의 무노조정책에 희생당한 분이다. 노조를 만들려다가 해직당하고 구내 복사집을 여셨다. 그 후로도 아저씨는 거대 삼성과 맞서 복직을 위한 힘든 법정투쟁을 계속 벌이고 있다. 복사집 아저씨와 수많은 삼성노동자분들의 건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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