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지역민방 따내기’ 쟁탈전이 본격화됐다.

지난 4일, 인천, 울산, 청주, 전주 등 4개 지역에서 14개 컨소시엄 업체들이 지역민방 설립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공보처에 제출함으로서 서류심사 등 정해진 선정작업 과정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이게 됐다.

이번 선정작업은 평균 경쟁률 3.5대 1로 1차 민방 설립 허가시의 5.75 대 1에 비해 대폭 낮아졌으나 경쟁력없는 ‘허수’가 애초부터 배제됐다는 측면에서 경쟁 양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 신청 업체들이 제각기 내세운 장미빛 사업계획을 알아보았다.

인천

제2의 전국 민방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때문에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천지역. 동양화학, 동양기전, 대한제당, 한국종합건설 등을 지배주주로하는 4개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자본금 5백11억에 연간 매출액이 4천22억에 달하는 동양화학은 경쟁 컨소시엄 지배주주 가운데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방송발전계획방안으로 방송발전기금 이외에 독립 프로덕션 진흥 기금을 내놓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동양기전은 자본총액 4백34억원 95년 매출액 1천1백억 원의 자동차 부품업체. 방송의 공익성 보장을 위해 경영권과 편성권의 독립성 보장, 사외이사제 도입, 시청자 위원회 권한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동안 한차례의 노사분규도 없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공익사업 실적금액을 2백80억으로 제시한 대한제당은 지역 밀착 프로그램 편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서해의 섬주민과 육지 주민을 연결한다는 ‘50섬 200동’등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인천 지역 민방 참여업체로서는 유일하게 KBS영상사업단의 기술 컨설팅을 받아 계획상의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주식지분이 27%로 경쟁 지배주주들 가운데 가장 적은 한국종합건설은 매년 10억원씩 40억원을 출연해 사회복지개선에 관한 학술연구를 추진하는 문화재단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울산

울산민방 참여 컨소시엄의 지배주주는 한국프랜지, 대원기공, 주리원 백화점 3개 업체. 주리원을 제외한 두 업체들은 컨소시엄 참여업체 모두 지역연고 기업임을 자랑하고 있다.

사주가 현대그룹의 정주영회장과 특수관계인에 있다고 해 구설수에 올랐던 한국프랜지 공업은 방송발전기금을 7억원으로 제시 10억원 선인 다른 컨소시엄에 비해 낮아 보인다.

14개 컨소시엄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언론사에 사업계획서 요약문을 배포한 주리원 백화점은 방송발전기금을 지배주주 단독으로 출연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소액주주로 울산환경운동연합을 컨소시엄에 참여시킨 점이 특징이다.

방송발전기금으로 15억을 제시한 대원기공이 구성한 컨소시엄은 주주의 94%가 제조업분야. 대원기공은 한겨레신문사와 공동으로 자연사 기행 책자를 발간하는 등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강점으로 제시하고 있다.

전주

전주 민방에 참여한 4개 컨소시엄의 지배주주 업체는 쌍방울, 세풍, 하림, 거성건설. 하림을 제외한 3업체의 컨소시엄에 개인이 참여하고 있는 점이 전주 지역 민방 컨소시엄의 특징이다.

4개 지배주주 업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쌍방울은 기업 인지도, 프로 야구팀과 아이스하키팀 운영 등으로 지역 대표성이 가장 높다고 자랑하고 있다. 전국 맛 페스티발, 전국규모의 빙상 대회 등 전국적인 이벤트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닭고기 유통 시장을 독점하며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하림은 농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 농업 관련 정보 및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방송의 공익성 확보방안으로 각 시군별로 ‘통신원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특징이다.

1차년도 자체 편성 비율을 32%로 경쟁 컨소시엄들 가운데 가장 높게 책정한 거성건설은 방송문화재단 외에 호남사 연구 재단을 설립, 지역사 연구사업을 공익 사업으로 제시하고 있다.

군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풍은 제지산업이 주력업종. 컨소시엄 구성에 있어 소액주주로 한국 예총 군산지부 등 예술 단체를 대거 끌어들인 점이 특징이다. 세풍은 교육문화사업에 대한 투자와 납세실적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청주

청주 지역 민방에 참여한 컨소시엄의 지배주주 업체로는 뉴맥스, 신호페이퍼, 덕일건설이다.신호페이퍼와 함께 지역연고성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뉴맥스는 방송발전기금으로 11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덕일건설은 14개 컨소시엄 가운데 지배주주 지분이 13%로 가장 적은 것이 특징이다. 앞의 두업체와 달리 개인 자격의 주주가 없는 신호페이퍼는 방송발전기금으로 10억원을 제시하고 있다. 공익사업으로 4백억원을 투자 예술전문대학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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