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가 끝나면서 각 신문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히트상품전’이 다시 불붙었다. 그러나 이 ‘히트상품전이 신문에 대한 불신감 조장은 물론 광고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제지, 스포츠지는 물론 몇몇 일간지들이 선정한 ‘상반기 히트상품’이 객관성을 잃고 있는데다 지나치게 편의적이어서 오히려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할뿐만 아니라, 결국 신문에 대한 신뢰마저 떨어뜨리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이런 관행이 확산됨에 따라 히트상품 광고선정에 지원하는 광고주도 크게 줄어들고 있어 광고판매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안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8일에 선정상품을 발표한 ‘스포츠조선’의 경우 선정된 상품 수는 무려 50가지. 비숫한 시기의 경향신문이 선정한 상품수(8가지)의 6배가 넘는다. 이처럼 숫자를 크게 늘리다보니 화장품이 두 종목이 선정되고, ‘가발’이나 ‘포토아트’라는 품목까지 선정되었다.(도표참고)

히트상품을 낸 회사는 이 때만 되면 울며 겨자 먹기로 광고를 내야한다는 것도 공공연한 사실. 자칫 새로 나온 경쟁상품이 자사제품 대신에 히트상품으로 선정되면 피해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히트상품 특집에는 선정상품의 광고가 지면을 차지한다.

최근 3년간 히트상품에 선정된 한 화장품회사의 홍보담당자는 “판매량이나 소비자 인지도 등, 공식적인 지표없이 실시되는 이런 히트상품전에 광고를 내게 되는 것은 지면을 통해 상품이 소개되는 잇점을 얻는 것일뿐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런 히트상품전은 광고시장의 왜곡을 가져오기도 했다. 모 스포츠지의 경우 히트상품전에 지원하는 업체가 줄어들다보니 정상 광고단가의 70%에 광고를 받고, 이런 모습은 연속적으로 다른 히트상품전에 영향을 주어 광고시장의 질서를 흐트리게 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런 현상에 대해 한국능률협회 구석봉 유통마케팅팀장은 “신문사들이 광고 유치를 위해 전략적으로 히트상품 도입을 추진했고, 어차피 제로섬게임과 같은 광고시장의 질서만 왜곡시켰다”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 서명수 광고기획차장은 “이런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히트상품전은 이미 모든 신문사가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에 시민단체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일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한 쉽게 정리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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