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희집·방문진)가 이득렬씨를 신임사장으로 선임하자 이에 대한 MBC 노조의 평가와 반응은 “실망스럽다”는 말로 압축된다.

MBC 노조는 이튿날인 16일 발표한 비대위 특보를 통해 이득렬 사장을 ‘독립성·개혁성 기대힘든 권력 굴종형’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 MBC 간판 뉴스의 앵커를 지냈고 △자신과 관련된 땅을 형질변경하기 위해 사내조직을 동원 관계당국에 압력을 넣는 등 개인비리 혐의도 있으며 △보도이사와 전무시절 회사내 파벌을 조성했다는 등의 ‘전과’를 들추기도 했다.

비판의 화살은 ‘참신하지도, 개혁적이지도 않은 인물’을 신임사장으로 선임한 방문진에게 쏠리고 있다. 근본적으로 사장선임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론도 나오고 있다.
노조의 비난이 방문진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은 이번 사장 선임이 지난 강사장 연임 때와는 달리 ‘외부 입김’이 상대적으로 적었으며, 상당부분 방문진 자체 판단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자체판단설’이 신빙성을 얻고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방문진의 한 이사는 “김 이사장이 ‘위쪽’의 의향을 물으니 이번에는 방문진에서 알아서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고 밝혔다”고 말해 ‘자체판단설’을 뒷받침했다.

또한 사장선출을 위한 간담회에서 일부 이사들이 5·6공 전력자의 선출시 예상되는 외부의 비판에 대해 우려하자 김 이사장은 “현재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 중 5·6공 때가 묻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5·6공 세력을 옹호하는 발언까지 해 방문진 이사진에 대한 자질론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방문진이 올들어 벌어진 일련의 MBC사태에 대해서는 스스로의 책임도 묻지 않은 채 최근 업무처리지침의 개정을 통해 MBC에 대한 통제 권한만을 한층 강화해 ‘잿밥에만 신경쓰고 있다’는 비난까지 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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