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는 언론계 안팎에 활짝 열린 ‘의견란’입니다. 언론계 현안이나 쟁점에 대한 언론인들의 발언은 물론 언론에 대한 독자와 시청자들의 주장을 적극 담아내기 위한 ‘열린 마당’입니다. 이 란에 소개된 의견과 주장에 대해서는 ‘반론’과 필요한 경우 당사자의 ‘응답’도 적극 소개토록 해 언론 현안에 대한 토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과 언론에 관심있는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최근 간첩사건과 관련한 대학신문에 대한 탄압 양상을 보면 ‘코리아매카시즘’이란 생각이 든다. 무장간첩사건과 관련해 S대 학생기자가 구속되고, D대신문은 무장간첩에 대해 (정부에) 불리한 표현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검찰조사가 진행됐다. 문제가 된 D대신문 고정란 ‘소나기’는 학생들의 낙서판 성격으로 일반인들 사이에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 행간의 이야기들로 일반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생각들을 담은 내용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대학언론 탄압사례를 보도하는 일간지의 보도행태다. 간첩사건과 관련, 검찰조사를 받은 D대학보사의 문제는 이것을 처음 보도한 문화일보 기사로 불거졌다. 문화일보는 10월9일자 사회면 톱기사로 무장간첩사건관련 게재물과 수배학생 편지, 서총련의장인터뷰 기사로 중부서에서 D대학보를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문화일보의 이 기사는 중부서가 D대학보의 이적성여부를 조사하기 전에 보도한 것이고, 중부서에서는 문화일보 기사를 보고나서야 상부의 지시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문화일보는 ‘특종’을 건지기 위해 D대학보는 물론 D대 전체를 좌익세력집단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문화일보의 ‘특종’이후 각 일간지들은 다시 간첩사건과 관련, 대학내 좌익세력이나 불온유인물에 대한 기사를 쏟아붓기 시작했다. 이러한 기사를 읽어보면, 마치 대학에는 ‘빨갱이가 우글거린다’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우리는 일간지에서 보도하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사실만을 믿어야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사실’에 대해 어떠한 의구심을 가져도 그것은 좌익세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들 사건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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