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언론사 기자가 지난 1일 발생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최덕근 영사 살해 사건을 현지 취재하면서 러시아 수사관을 금품으로 매수해 물의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전기획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 8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10개 중앙일간지 편집국장과 4개 방송사 보도국장들을 초청해 러시아 수사당국의 최영사 살해 사건 수사 상황을 설명하면서 “모 언론사 기자가 정보를 얻기 위해 블라디보스토크 수사관계자에게 1백달러 짜리 지폐를 내보이면서 매수했다”며 “이 수사관은 수사팀에서 제외된 뒤 현재 러시아 검찰당국에게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금품으로 수사관을 매수하려 한 언론사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 안기부 관계자는 또 “러시아 당국이 한국 기자들의 과열 취재경쟁으로 수사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자제해 줄 것을 우리 정부에 요청해 왔다”며 “최영사 살해 사건의 수사 상황과 관련된 취재 협조를 러시아 중앙정부가 하기로 한 만큼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서라도 블라디보스토크에 파견된 기자들을 철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최영사 살해 사건을 현지 취재중인 한 기자는 “러시아 수사 관계자를 직접 취재하기가 거의 불가능하고 우리측 총영사관에서 나오는 정보로는 기사를 쓰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사관계자들과 접촉을 시도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일부 언론에서 수사관들을 매수했다는 소문을 들은 적은 있으나 사실이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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