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측이 사실을 앞지른 조선(북한) 관련 오보가 또 발생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4일자 1면 ‘북 보트피플 84명 표류’ 기사에서 “북한의 식량 위기 이후 첫 대규모 탈북자가 발생, 중국 당국이 보호중”이라고 중국에서 발행하는 ‘북경청년보’ 13일자를 인용, 현지 특파원발로 보도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보도와 달리 북경청년보 13일자는 이들 84명이 탈북자라는 사실을 어느 곳에서도 언급하고 있지 않다. 북경청년보는 오히려 이들이 “10월24일 거룻배를 타고 사려도(沙麗島)에서 조개와 해조류를 채취했으나 풍랑이 너무 심해 그곳에서 사흘간 대피하고 있었다”고 보도해 조개와 해조류를 채취하다 단순 표류했을 가능성에 더 비중을 두었다.

물론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어린이와 부녀자들 대부분인 이들이 목제 무동력선을 타고 표류했던 것으로 미뤄 북한 첫 대규모 ‘보트피플’인 것이 확실시 된다”며 탈북자로 단정한 근거를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탈북자가 가족단위로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왜 남자가 함께 승선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거꾸로 제기할 수도 있다. 또 북경청년보가 13일자에 이 내용을 보도하게 된 경위가 12일자 조선(북한)의 보도를 접하고 난 뒤라는 사실도 탈북자가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조선(북한)은 탈북자 송환문제에 대해선 비공개로 처리해온 게 그동안의 관례였다.

한편, 이런 지적에 대해 조선일보 강천석 국제부장은 “조기잡이 무동력선에 84명이 탔다는 점, 어린이와 부녀자만 탔다는 점, 단순 표류를 구조해 준 것이라면 북한이 방송을 통해 조중혈맹 운운하지 않았을 텐데 이를 언급한 점 등의 요인이 단순표류로 보기 힘들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강부장은 또 “북한의 내부사정으로 봐선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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