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민주언론상 선정위원회는 쉽사리 본상과 특별상의 수상자들을 가려낼 수 있었다. 그만큼 수상 후보들의 업적이 탁월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 땅의 언론현실에 견주어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는 후보들만이 추천되었다는 사정도 수월한 합의의 요인이었음을 고백해두지 않을 수 없다.

두루 아는대로 본상을 수상한 기독교방송(CBS)의 ‘시사쟈키 오늘과 내일’은 지난 6년 동안, 정론의 횃불을 밝혀 온 시사진단 프로그램이다. 이른바 ‘조문논쟁’과 ‘한총련사태’ 등 시사문제는 물론 민주언론운동과 노동운동 등을 조명하는 이 프로그램의 시각은 언론의 공정성과 객관성의 참다운 전범을 보여주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다. 특히 시민들에게 문호가 활짝 개방된 수용자 참여 프로그램이라는 사실도 선정의 평점에 가중치를 안겨 주었다.

또 하나의 본상을 수상한 <한겨레신문>의 연재기사 ‘신문전쟁’과 ‘신문개혁’은 이 땅의 참담한 언론현실을 과감히 진단하고 아울러 그 돌파구 또는 대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선정위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민주언론상에 빛나는 연재기사의 절규에도 불구하고 진흙탕을 방불케 하는 재벌신문과 족벌신문의 작태는 허물을 벗지 못한다. 선정위원들이 업적에 대한 경의와 함께 끊임없는 정진의 당부를 곁들여 상을 드리게 된 이유이다.

인권운동사랑방의 <인권하루소식>을 특별상으로 선정하는 감회는 각별하다. 그것은 세계적으로도 거의 유례가 없는 ‘인권전문 팩시밀리 일간지’가 우리 땅에서 간행되고 있다는 자부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특별상이야말로 우리의 특별한 기쁨이어서 마땅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인권하루소식>의 기사들이 사실은 ‘제도’ 언론 또는 ‘거대’언론이 앞서 다뤄야할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외면당하고 있다는데서, 우리는 특별한 부끄러움과 특별한 슬픔을 느끼게 된다.

수상에선 빠졌지만 선정위원의 추천으로 후보에 오른 문화방송(MBC)노조의 파업투쟁도 당당한 민주언론상 감이었다. 그러나 선정위원들은 MBC노조가 쌓아온 수상의 관록과 함께, 단일노조 결성이라는 열매를 기다려 그들을 다시 한번 시상대에 올리는 편이 옳겠다는데 뜻을 모았다. 말하자면 이번 상의 ‘유보’는 다음 상을 위한 ‘기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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