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솔직히 고백하고 싶다. 언론노련의 민주언론상을 언젠가 받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모습으로는, 정말 아니었다. 민주언론상의 무게에 값할만한 일을 과연 했는가 몇번이나 되물어보아도 역시 아닌듯싶다. 하여 부끄럽다.

신문전쟁과 신문개혁 기획기사들을 과감하게 1면 머릿기사로 올려준 한겨레신문의 편집국에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기사를 둘러싼 사소한 갈등들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한겨레신문이 아니었다면 햇빛을 보지 못했을 기사들이었다.

한겨레신문의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특히 기획단계부터 힘을 실어준 현이섭 부장과 연재물을 함께 만든 미디어팀을 비롯해 젊은 후배들과 술잔을 나누고 싶다. 물론 신문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재벌신문이나 신문재벌이 아닌 한겨레신문에 있었다면 필자보다 더 좋은 기사를 작성했을 기자들이 우리 언론계에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여 거듭 부끄럽다.

그 문맥에서 덧붙이고 싶다. 오늘의 언론현실을 비판하면서 늘 벅찬 느낌이다. 그래도 누군가 해야하지 않을까. 한겨레로 옮기기 전에 필자를 ‘돈키호테’라 한 선배가 있었다. 다시 고백하자면 필자는 그 신문을 떠나 잠시 쉴 때 처음으로 말로만 듣던 세르반테스의 작품을 읽어보았다. 실직의 세월이었던 탓일까. 돈키호테가 아름다웠다. 거대한 풍차를 향해 고함을 치며 달려가고 싶었다.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아무것도 개혁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상을 주는 뜻은 그 요원한 언론개혁을 더 치열한 자세로 이루어 나가라는 꾸지람이 아닐까싶다. 하여 한없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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