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러나 갈 길이 너무 멀기에 웃는 낯으로 이 상을 받을 수는 없을 듯싶다.
자신이 해 낸 일보다 넘치는 평가를 받을 때가 어쩌면 가장 위험하고 두려운 순간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시사쟈키 오늘과 내일’의 항해도 늘 힘에 겨웠다.
언론계가 치열한 생존경쟁에 휘말리면서 다들 권력에의 유착과 금력을 끌어들이고 싶은 유혹을 견디기 힘들만큼 느끼고 있다. 또 정말 힘들게 하는 것은 외부 또는 위에서의 지시나 요청이 아니라 나 자신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흐름이다.

점점 무디어가고, 무관심해져가는 스스로를 느낄 때, 그렇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시도들을 부담스럽게 여기며 시선을 피하는 주변을 대할 때가 그렇다. 우리 사회를 사람사는 세상다운 사회로 만들기 위해 자기를 내놓은 많은 사람들을 방송에 초대해 출연케 하면서 나 자신도 그들의 맑은 시선과 마주치지 않으려 오죽 딴청을 피웠던가.

이 상은 채찍질과 꾸지람으로 받아들이고 싶다.
아직 우리는 미래지향적이고 진보적이고 민족적이라는 우리의 지향점이 객관성·공정성·개방성과 어떻게 균형을 이룰 수 있는지 해법을 찾지 못했다.

‘시사쟈키 오늘과 내일’이 성취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제작진의 몫이 아니라 청취자 국민의 몫이다.
요즘처럼 뉴스마저 선정적이고 감각적인 붓질로 손님을 끄는 현실에서 매일 저녁 끈기있게 듣고, 참여하고 격려를 보내준 모든 청취자들에게 이 기회에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햇수로 3년 가까운 세월(?)을 한번도 빠지지 않고 자리를 지킨 진행자 정범구 박사의 공도 빼놓을 수 없겠다. 하루 12시간 이상의 고달픈 일과를 묵묵히 견디어 준 제작팀 동료들, 미안하지만 앞으로 더 힘들어질것이라는 말 외엔 해 줄 말이 없다.

함께 수상하게된 한겨레신문의 여론매체팀에게 축하를 보낸다. 올해 정말 큰 일을 해냈다. 우리 팀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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