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등 의혹을 수사중인 삼성특검팀(조준웅 특별검사)은 13일 e삼성 고발사건과 관련해 e삼성 설립과정에 깊숙이 간여한 것으로 알려진 김성훈 삼성전자 전무를 소환 조사중이다.

삼성특검팀은 이날 오후부터 김 전무를 불러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e삼성 대표를 포함해 4개 온라인 사업체의 최대주주였던 지난 2001년 이들 업체가 부실해지자 삼성계열사들이 이 전무의 지분을 고가에 사들인 과정과 배경, 삼성 구조본의 개입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e삼성 사건 핵심 참고인 김성훈 삼성전자 전무 소환

   
  ▲ 삼성본관  
 
김 전무는 2001년 당시 이 전무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e삼성 등 4개 온라인 사업체 중 가치네트의 대표이사였다. 김 전무가 당시 온라인 사업체 설립과정과 청산과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입을 여느냐에 따라 삼성의 조직적 경영권 승계작업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5년 10월 참여연대가 이 전무와 김 전무 등 10개 삼성계열사 이사 및 감사 전원을 배임혐의로 고발하면서 의혹이 확대됐었다.

참여연대는 당시 고발장에서 "지난 2005년 5월 이 전무는 구조본 등 삼성 그룹차원의 지지를 받아 인터넷 사업 부문에 뛰어들어 e삼성과 시큐아이닷컴 가치네트 e인터내셔널 등 4개 회사의 대주주로서 인터넷 기업 14개를 실제로 총괄했다"며 "그러나 불과 1년 뒤 벤처 거품이 꺼지고 삼성의 인터넷 부문은 급격히 부실화되자 2001년 7월 제일기획과 삼성SDI 삼성SDS 에스원 삼성카드 삼성전기 삼성증권 삼성벤처투자 등 8개 삼성 계열사가 이재용 전무의 소유 인터넷업체 지분을 모두 460억 원에 사들였다"고 밝혔다.

참여연대는 "삼성 계열사들이 정상적인 투자가 아니라 오로지 이재용씨의 경영권 승계과정의 하나로 추진한 인터넷 사업실패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명성의 훼손을 막기 위해 매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삼성'은...온라인 업체 부실해지자 최대주주 이재용씨 지분, 계열사가 사들인 사건

   
  ▲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참여연대에 따르면 이 전무의 지분을 인수한 삼성계열사들은 불과 3년 만에 지분인수로 인해 약 380억 원대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이 같은 지분인수 행위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단적인 사례로 참여연대는 e삼성 지분의 75%인 240만 주를 208억 원에 사들인 제일기획을 들었다.

제일기획이 지난 2000년 한 해 동안 기록한 영업순이익은 417억 원으로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이 전무의 e삼성 지분매입에 사용한 결과가 됐다. e삼성은 제일기획이 주식을 매입한지 3년 만에 청산됐고 제일기획은 약 152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참여연대는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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