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 MBC 사장이 신임 경영진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박성제)가 18일 펴낸 노보에서 차기 사장 기준을 밝혔다.

MBC본부는 먼저 "이달 말쯤 드러날 것으로 보이는 사장 후보들에 대한 사내의 평가에 대해 별다른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철저한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MBC본부는 "정치권에 줄을 대 사장이 되려는 인사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공개적인 방법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새 정권 인수위에서 일하면서 사장직에 응모할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 또 다른 인사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지난 10일 MBC본부가 경고한 지방MBC 사장과 다른 인물이다.

   
  ▲ MBC사옥. ⓒ미디어오늘  
 
MBC본부는 "정치권에 몸담았거나 정치적 영향력을 통해 사장이 되려는 인사는 사장 후보에 응모하는 순간 곧바로 노조의 표적이 될 것"이라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최우선적으로 후보군에서 배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본부가 구성원들을 대표해 내건 기준은 △공영방송 정체성을 지킬 인사 △정치권으로부터 중립을 지키며 외풍을 막아낼 인사 △MBC를 잘 이해하고 조직의 화합을 이끌어 낼 인사 △새로운 방송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사 등이다.

MBC본부는 "어떤 인물이든 이 같은 기준에 적합하다고 자부하는 인사들은 당당히 응모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이 순간부터 주총이 끝나는 한 달여 기간 동안 조합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BC 사장은 지분 70%를 소유하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옥경) 이사회에서 결정되며,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된다. 주총에는 지분 30%를 갖고 있는 정수장학회도 참여하지만, 그동안 특별한 이견 없이 방문진 이사회 결정을 받아들여왔다.

방문진은 오는 22일부터 8일 간(주말포함)에 걸쳐 사장 후보를 공모할 것으로 전해졌다. 방문진 이사회는 접수된 사장 후보들의 공모 서류를 심사, 5명 내외로 최종 후보를 추려 낸 후 설 연휴 이후에 후보들로부터 프리젠테이션을 받는다.

이 결과를 토대로 다음 달 15일 이사회에서 최종 사장 후보 1명을 선출하는데, 선출방식은 사전에 논의해 결정한다. 과반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차수를 거듭하며 투표를 하게 될지, 최다득표자에 대해 합의선출할지 미리 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선출된 후보는 다음 달 29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다음 3년 동안 MBC를 책임질 사장으로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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