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박영상) 위원인 박선영 동국대 교수와 손태규 단국대 교수가 17일 사퇴의사를 밝혔다. 박 교수는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가, 손 교수는 한나라당이 추천한 인사이다.

두 교수 사퇴의 변서 "'손석희의 시선집중' 주의 번복은 문제"주장

박 교수는 이날 "지난 12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한 원심취소결정이 무효라는 사실을 밝힘과 동시에 더 이상 무의미한 거수기 노릇을 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조창현 방송위원장 앞으로 보낸 사퇴서 전문을 공영방송 발전을위한 시민연대 인터넷 홈페이지(www.ccpb.or.kr/category/?fn=view&no=769&cid=21040100)에 올려놓았다.

   
  ▲ 공영방송 발전을 위한 시민연대 인터넷 홈페이지.  
 
박 교수는 사퇴 이유로 △'관례상 연장자가 위원장을 역임해왔다'라는 이유로 위원장, 부위원장을 방송위 추천인사가 맡도록 유도했다 △김민남 전 위원장이 회의록 삭제를 강요했다 △<손석희의 시선집중> 원심취소는 일사부재리 원칙에 위배되고 박영상 위원장은 강압에 의해 의사를 표시했다 등을 들었다.

손 교수도 같은 날 사퇴서에서 "선거방송심의위가 식물위원회가 되고 말았다. 당초 '주의' 조치가 뚜렷한 이유 없이 번복되는 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위원회에 계속 참여하는 것이 아무런 가치도 의미도 없다는 판단에 따라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른 위원 "사퇴서는 위원회 전체 명예 훼손·사실 왜곡 내용있어"

그러나 한 선거방송심의위원은 "박 위원과 손 위원의 사퇴서에는 위원회 전체의 명예를 훼손하고 사실을 왜곡하는 내용이 있다"며 "박영상 위원장이 의사표시를 하기까지의 과정을 강압이라고 표현한 것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지금 올라온 안건들을 보면 표적수사라고 할 만큼 특정단체가 특정언론사에 대해 제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언론자유를 해치는 안건상정과 심의는 애초 위원회 구성 취지와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17일 회의 안건 14개중 MBC가 11건, 선거방송심의위 표적 심의 지적도

실제로 17일 제10차 회의에 올라온 14건의 본 안건 가운데 MBC <뉴스데스크>가 5건, 이 2건, <뉴스투데이> 1건 등 MBC가 11건을 차지하고 있다. 선거방송심의위는 위원 사퇴에 따라 이날 안건으로 상정됐던 KBS <시사기획 쌈> 등에 대한 심의는 제작진 의견만 듣고 다음 달 16일 차기회의로 미뤘다.

한편 김민남 전 위원장에 이어 박 교수와 손 교수가 사퇴의사를 밝힘에 따라 대선 이틀을 앞두고 9명의 위원 중 6명 만이 남게 됐다. 다음은 남은 6명 위원과 추천 단체 명단이다.

△박영상 한양대 신문방송정보사회학부 교수(방송위원회)
△성유보 케이블TV방송협회 윤리위원장(대통합민주신당)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상임대표(한국기자협회)
△남선현 방송협회 사무총장(방송협회)
△윤상일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대한변호사협회)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방송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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