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연루의혹이 있는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PD저널리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26일 전국언론노조 민주언론실천위원회(위원장 이강택) 회의에서 한 참석자는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제외하고는 BBK 의혹을 다루는 PD저널리즘이 실종된 상태”라며 “설령 다룬다 하더라도 양비론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참석자는 이를 인정하면서도 “김경준씨가 구속된 가운데 검찰 바깥에서 이를 취재하기가 쉽지 않다. 한다고 해도 관련정보는 그동안 이를 꾸준히 보도해 온 한겨레나 경향신문 쪽에 흘러가고 있는 형편”이라는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다른 참석자는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제외한 다른 언론의 기계적 중립은 예고된 직무유기”라며 “이제 와서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으나 사전에 조금 더 명확하게 인지시키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앞서 김재영 MBC PD는 지난 9월5일자 PD저널에 기고한 칼럼 <선거철에 침묵하는 교양프로그램>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각종 검증은 오직 검찰의 몫이 되어 버렸다. 언론은 다만 검찰의 손가락만을, 입만을 바라보아야 할 처지가 되어 버렸다”고 자조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몇몇 프로그램의 PD저널리즘이 깨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을 30분 간 인터뷰한 <손석희의 시선집중>은 이후 한나라당 쪽으로부터 “가만 두지 않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들었고, 각 정당 추천 인사가 소속된 방송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MBC <PD수첩>은 27일 밤 ‘이명박, BBK 명함의 진실’편을 방송해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의혹을 파헤친 PD저널리즘이 뒤늦게나마 유권자 선택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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