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위사업체 록히드마틴이 한국 차기 전투기 2차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국내 국방 담당기자들에게 미국 본사 견학취재를 제의해, 현재 9개 언론사에서 9명의 기자가 경비전액을 지원받으며 취재 중인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록히드마틴이 자사 신형전투기 F-35, F-22 등 전투기와 전투함 등 방위장비 홍보를 위해 지난 7일부터 오는 15일까지 8박9일 일정으로 미국 본사에서 진행중인 국내 국방 담당 기자의 ‘미디어투어’ 에는 중앙일보 경향신문 국민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코리아헤럴드 코리아타임스의 국방부 출입기자와 신동아, 군사전문월간지의 국방전문기자 각 1명 씩 모두 9명이 참가 중이다.

록히드마틴은 시뮬레이션센터가 있는 워싱턴과 달라스의 포트워스 공장 등에 기자들을 견학시키고 있는데 1인당 수백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현지 취재경비 일체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록히드마틴사는 미국의 보잉사, 유로파이터사와 함께 이달 초 방위사업청의 제안요청서를 배부받은 바 있다. 방위사업청은 이달 18일까지 제안서를 접수한 뒤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 대상 장비를 오는 6월중에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미디어투어’는 지난달 초 록히드마틴이 국방부 출입기자들에게 현장견학을 제안해 상당수가 참여할 생각이었으나 차기 전투기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록히드마틴의 홍보에 활용될 것을 우려해 일부 기자는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한 국방부 출입기자는 “많은 기자들이 가려 했으나 록히드마틴이 2차 사업 제안서를 받아가는 바람에 혹시라도 오해를 살 수 있어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자비를 들여 참가를 검토했던 KBS는 ‘오해 살 출장은 가지 말라’는 방침에 따라 계획을 접었다. 이 때문에 록히드마틴사의 사업제안을 앞둔 미디어홍보전에 국내 언론이 동원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코리아타임스 김종찬 정치부장은 “기자실을 통해 초청을 받았고, (차기) 전투기사업 관련 취재의 필요성 때문에 보냈다”고 밝혔고, 한국경제 육동인 사회부장도 “취재하러 간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에 참가중인 중앙일보 김민석 기자는 10일 미디어오늘과의 전화 통화에서 “내가 알아본 바로는 록히드마틴이 차기전투기 사업 제안서만 받았을 뿐 참여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며 “현장에서 보지 않으면 무기도입 사업 때 평가나 비판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참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록히드마틴 한국지사와 홍보대행사 K사 쪽은 담당자들이 모두 현지에 출장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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