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하는 MBC <하얀거탑>(연출 안판석·극본 이기원)에 의사, 제약회사 영업사원, 의대생 등 의료관계자들의 의견이 빗발치고 있다. 이들은 MBC <하얀거탑> 시청자 게시판에서 의료계 현실과 드라마를 비교하면서 다른 네티즌들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에쿠스 타는 의대 교수 찾아보기 힘들어"

   
  ▲ MBC <하얀거탑> ⓒMBC  
 
본인을 모 대학 의대생이라고 밝힌 네티즌 심상미씨는 "(의사들이) 주로 권력, 명예를 향한 탐욕 때문에 뒷돈을 주고받고 경쟁하는 점이 부각되는 것 같다"며 "너무 편파적이고 부분적인 것을 과장, 일반화시킨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를 표했다. 

심씨는 또 "골프장 출입도 비싸서 못한다는 교수님도 계시고, SM5를 타는 교수님은 봤어도 에쿠스 BMW 이런 고급 승용차를 타는 교수님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의사의 가족 계층이 소위 최상위층으로 비추어지는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다른 네티즌들은 '기우'라고 반박하고 있다. <하얀거탑>에서 보여주고 있는 암투는 비단 의료계에서뿐만 아니라 인간사회 어느 곳에서나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시청자들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서울대, 연세대 출신들, 자기 대학 라인 영입하려고 타 대학 배제하는 거 사실 아닙니까. 부모 잘 만나고 빽 있으면 경쟁률 센 과 레지던트 따내는 것도 엄연한 사실 아닌가요."(의대생)

"참고로 전 변호산데 예전에 <변호사들>이란 드라마를 보면서 현실과 너무 떨어진 내용이다보니 '변호사업계에 대한 조사나 연구를 너무 안하고 재미만을 추구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아 아무래도 드라마에 대한 호감이 많이 떨어지더라구요."(변호사)

현직 대학병원 교수 "주요대학, 자기계열 묶기위해 경쟁"

   
  ▲ MBC <하얀거탑> ⓒMBC  
 
현재 대학병원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밝힌 네티즌 최상규씨는 현재 국내 대학병원들 사이의 정치적 지형을 자세히 설명해놓기도 했다.

"새로운 커다란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이 생기면 서울대와 연세대에서는 자기계열로 묶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합니다. …<하얀거탑>에서 과장이나 원장이 되기 위해 그 병원 자체 내에서 권력다툼이나 아부, 비열한 경쟁을 하는 이유가 그 자신의 영광이나 명예욕인 것도 있지만 한 대학병원의 실세가 되면 후배들이나 제자들을 끌어올 수 있다는 겁니다."

본인을 제약회사 영업사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제약회사 영업직원이 대학병원 부원장인 우용길(김창완 분)에게 돈다발이 든 케익상자를 바치는 장면을 두고 "실제로 그런 관행들이 있지만 드라마 묘사가 너무 직접적이어서 모든 제약회사 직원들이 그렇게 비칠까봐 우려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6일 방송을 시작한 <하얀거탑>은 앞으로 대학병원 의사들의 권력암투와 의료사고까지 다룰 예정이어서 그 표현 수위에 벌써부터 시청자와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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