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에 대한 정부의 낙관론과는 달리 국민 과반수는 한국의 손해가 더 클 것으로 예상하는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협상시한 넘기더라도 충분히 검토해야" 90.5%

   
   
 
KBS 1라디오가 뉴스전문채널 3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2%가 한국의 손해가 훨씬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익이 클 것이라는 응답은 27.4%에 그쳤다. 젊은 층일수록(20대 56.8%, 30대 57.7%)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으며 농업, 임업, 어업 종사자는 64.8%가 손해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이익이 클 것이라는 응답은 400만원 이상 고소득층(37.5%)과 자영업(34.9%)에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90.5%는 '내년 6월로 정한 협상시한을 넘기더라도 충분히 검토하면서 진행해야 한다'고 답해, 시한에 맞춰 서둘러 협상을 진행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또한 응답자의 79.9%는 한미 FTA 1차 협상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양극화 해법 '분배우선' 50% '성장우선' 44%

참여정부의 주요 현안인 양극화 극복에 대한 해법으로 '분배우선 정책'을 꼽은 비율이 50%로 조사됐다. 하지만 성장 정책 우선이라는 의견도 44%로 나와 '성장과 분배' 논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양극화 해소 재원 마련을 위한 고소득층 증세안에 대해 응답자의 75.1%가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23.4%에 그쳤다.

북의 미사일 시험발사(5일)를 하루 전에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대북인식은 포용 쪽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대북정책 기조를 묻는 질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북 포용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58.7%를 기록한 반면 '대북지원은 줄이고 대북제재 등 외교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은 36%로 나왔다.

"대북 포용정책 유지해야" 58.7%

하지만 KBS는 오는 10~11일 이틀동안 대북 관련 여론조사를 다시 할 예정이다. KBS 제1라디오의 한 관계자는 "미사일 시험 발사 전 여론조사였기 때문에 다시 실시하는 것"이라면서 "미사일 시험 발사 전과 후에 국민들의 대북 인식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비교해서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부동산 가격과 관련해 응답자의 60.7%가 '거품이 매우 많다'고 답했으며 31.7%도 '거품이 다소 있다'라고 답해 많은 국민들이 부동산 가격 거품론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6억원 이상이라도 1가구 1주택의 경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를 완화하자는 주장에 대해 '찬성한다'는 비율이 62.4%로 나타난 반면, '반대한다'는 비율은 33.1%로 나와 찬성 의견이 2배 가까이 높았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는 88.7%가 찬성을, 9.3%가 반대를 표했다. 

"고교 평준화 유지" 63.6%

교육문제에 대해서는 평준화 정책은 유지하되 보완해야 한다는 시각이 많았다. 응답자 63.6%가 고교 평준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29.9%에 그쳤다.

특수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의 확대 문제에 대해서는 '고교평준화 정책을 보완하고 있으므로 찬성한다'는 의견이 53.9%로 나타났다. '교육양극화를 심화시키므로 반대한다'는 의견은 39.1%로 조사됐다. 특히 특수목적고나 자립형 사립고 확대의 경우 서울지역(60.9%)과 400만원 이상 고소득층(64.8%)에서 찬성률이 높았다. 

개방형 이사제를 핵심으로 하는 개정 사학법과 관련해서는 '사학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개정된 법이므로 재개정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이 43.8%, '사학 재단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재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은 42.4%로 나타나 찬반이 양분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조사는 KBS 1라디오 < KBS 열린토론>이 미디어리서치와 함께 뉴스시사채널 전환 3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지난 4일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여론조사 방식을 이용해 실시했으며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이다.

이번 조사결과는 오는 10일에서 14일(오후 7:20∼9:00)까지 < KBS 열린토론>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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