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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를 진보대로 인정하고, 자신들 나름의 경쟁력을 갖고 비판해야 진보도 긴장할 것이고, (진보와 보수간의) 시너지 효과도 생길 것이다."

손낙구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19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민주노동당 총선사이트 '판갈이넷'에 조선일보을 비판하는 글을 쓰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손 국장은 대언론관계에 대해서도 앞으로 매우 힘들어질 것이라며 "(언론들이)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아마도 어떤 식으로든 요리하려고 들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만만치 않은 또 하나의 전쟁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민주노총 손낙구 정책국장과 가진 일문일답.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애초 (조선일보 문갑식 기자의 칼럼에) 글의 구성이나 논리 면에서 대꾸할 가치가 있을까 했으나 초장에 민주노총이나 민주노동당에서 문제제기를 하고, 대응하는 게 낫다는 생각에서 18일 저녁에 쓴 것이다. 문 기자의 칼럼 만으로는 부족해서 그동안 조선일보의 보도행태와 예상되는 민주노동당에 대한 태도를 반박하는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

-문 기자 칼럼의 수준을 언급했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그 칼럼의 앞 부분에 나오는 3분의 2는 실제로 자신이 하고픈 말과 무관한 얘기다. 실제로 하고자 하는 얘기는 '민주노동당이 선명투쟁에 나설 것이고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내용이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똑같은 게 아니고, 당의 독자성이 보다 강화돼야 하며, 민주노동당은 훨씬 더 폭넓은 조직이 될텐데도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도 없이 자신의 경험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일반화시키는 것은 비약이다. 이렇게 민주노동당의 순기능이나 충분한 인정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근거도 대지 않고 비판하는 것은 생산적 토론이 될 수 없다"

-민주노동당의 대언론 사업과도 관계가 있나.

"당도 언론사업이 강화돼야 한다. 대응 제대로 안 하면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게 만만치 않다는 취지에서 쓴 것이다."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메시지도 있는 건가.

"조선일보도 자신의 정체성에 맞게 하되 격을 갖췄으면 한다. 그래야 3각구도(수구-보수-진보)의 장점을 제대로 살릴 수 있고, 국민이 다음 번 선택을 할 때도 도움을 주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논쟁을 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논쟁을 공방 수준으로 낮추면 안된다. 진보를 진보대로 인정하고, 자신들 나름의 경쟁력을 갖고 비판해야 진보도 긴장할 것이고, (진보와 보수간의) 시너지 효과도 생길 것이다. 한마디로 조선일보가 변했으면 한다는 뜻이다."

-민주노총과 조선일보의 관계에서 변화의 여지는 있나.

"현재 구독거부, 취재거부 등 조선일보에 대한 대응방침은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된 일이며 이를 재검토할 만한 상황변화는 없다. 현 집행부도 오히려 더욱 이런 방침을 강화하려는 분위기인 듯하다"

-민주노동당의 경우 조선일보에 대한 대응방식이 민주노총과는 좀 다를 것 같은데.

"민주노총과는 다르며, 더 복잡할 것이다. 당에 맞는 방향을 여러 모로 검토해서 추진해야 할 것이지만 우선 겪어봐야 안다. 민주노총의 조선일보에 대한 강경방침은 10여 년간 겪어온 경험에서 내린 결정인 만큼 민주노동당은 앞으로의 지면과 보도태도 등에 맞게 대응해야 하지 않겠느냐. 아직 제대로된 지면과 언론이 별로 없다. 다만 예상되는 언론들의 보도에 따른 당 활동이 받을 영향에 대해 이제부터 시작이고, 경각심을 줄 필요는 있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언론보도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나.

"아마도 언론들이 먹이감으로 삼을 것이다. 자신들이 언제부터 노동문제에 관심을 가졌다고.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도 아마도 어떤 식으로든 요리하려고 들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만만치 않은 또하나의 전쟁을 치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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