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과 <시사매거진 2580>에 조선일보가 법적 대응에 나선 데 대해 조선일보 내부에서는 '조선일보 비판'의 정도가 지나쳤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언론계 일각에서는 총선 정국에서 양사의 이같은 싸움이 제살 깎아먹기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조선일보 편집국의 한 중견기자는 "MBC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과 <시사매거진 2580>은 다른 신문이나 매체는 제쳐두고 조선일보만 비판했다"며 "내용의 요지는 '계속 편파적이었던 조선일보가 이번에도 편파적'이라는 것인데 이같은 주장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 기자는 "솔직히 내부적으로 우리 스스로를 비판하고 반성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기자들이 적잖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번에 (조선일보에 대한) MBC의 두 프로는 정도를 넘어섰다는 게 대체적인 내부 반응"이라며 "우리가 우리에 대한 방어를 위해 지면으로 비판하는 것이 MBC가 한 방송보다 과연 욕을 먹어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의 한 관계자는 "MBC의 두 프로는 사실이 왜곡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법적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며 "그동안 MBC의 보도를 지켜봐왔지만 이번에는 심했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계에서는 총선의 한 복판에서 이처럼 언론사끼리 서로 비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언론사끼리의 싸움이 스스로의 영향력을 감퇴시킬 것이라고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앙일보의 한 기자는 "과거에 영화를 누렸던 매체들이 서로의 잘못된 점만 꼬집고 있는 것 같다"며 "총선이 얼마 안 남은 이 시점에서 국민은 이 두 매체의 싸움에 관심이 없는데도 자기들을 중심에 놓고 치고 받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이어 "이같은 언론사간 싸움이 총선 뒤 자신의 영향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기자는 "우리가 지면을 통해 MBC의 방영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외부에서 '총선을 앞두고 과잉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갖는데 MBC의 방영 내용을 보면 얼마나 노골적으로 우리를 비난했는지를 알 게 될 것"이라며 "오히려 우리보다는 MBC가 의도를 갖고 우리에게 비난을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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