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과는 달리 조선일보에 인터뷰를 하고, 본인 실명으로 기고까지 해 열린우리당의 대언론관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18일 6면 <“지지율 올랐지만 승자라 생각안해”>라는 제목의 인터뷰 기사를 한 개면에 걸쳐 싣고 탄핵 정국에 대한 정 의장의 의견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전날 민주당 조순형 대표의 탄핵 의견을 인터뷰 기사로 처리하기도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인터뷰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대변인은 22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비상사태인 탄핵정국에서 조선일보가 탄핵을 주제로 인터뷰 요청이 왔고, 우리 입장에서 탄핵정국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해 인터뷰하기로 했다”며 “다만 야당쪽도 한명만 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받아들여졌다. 아무래도 조선일보는 두터운 독자층을 갖고 있는 신문인만큼 조선일보 독자에게도 탄핵이 부당하다고 알려야겠기에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특정 미디어에 대해 (평가하는데 있어) 인터뷰하고 안하고의 잣대를 들이대서는 선진 정당이 될 수 없다”며 “각자 주관이 있을 수 있고,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비상상황이니 만큼 인터뷰에 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대변인은 “솔직히 탄핵과 관련해 기사 개별 항목을 들어가면 불만 낼 수 있으나 개별적인 절차로 항의하고 시정하면 된다”며 “진보 보수를 뛰어넘는 정당이 돼야 하는데 (언론에 대해) 양극을 달리는 마인드를 가진 정당으로는 다수의석을 확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후엔 현안과 이슈에 따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여부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을 직접 인터뷰한 조선일보 김창균 기자는 “현안에 대해 정상적 절차를 거쳐 열린우리당이 수용한 것”이라며 “정 의장은 열린 생각을 갖고 있다. 다른 일부 의원들이 우리에게 인터뷰를 하지 않으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영 의장은 앞서 국회가 대통령 탄핵을 발의한 다음 날짜인 11일자에도 조선일보에 탄핵에 대한 의견을 실명으로 기고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열린우리당이 그동안 조선일보 인터뷰를 거부해온 노무현 대통령과는 다른 언론대응을 하면서 언론과의 관계를 풀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달 노사모, 국민의힘, 서프라이즈, 라디오21 등의 구성원과 네티즌을 중심으로 결성된 ‘국민참여0415’는 출마예정자 중 조선일보 총선사이트와 인터뷰에 응한 출마자의 경우 당선운동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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