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홍혜걸 기자가 국제적 엠바고 파기논란과 관련해 과학기자협회 훔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사과문이 일부 언론을 통해 외부로 공개되면서 홍 기자가 "비공개 약속을 어겼다"며 반발하고 있다.

과학기자협회(회장 이찬휘·SBS)는 지난 23일 열린 이사회 결과에 따라 홍 기자로부터 사과문을 받아 25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협회는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되 협회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은 홍 기자와 양해가 됐다고 설명했다.

홍 기자는 사과문에서 "인터넷을 통한 제 해명의 글에서 '게으르고 물먹은 기자'란 원색적인 표현으로 동료와 선·후배 기자들을 비난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합니다"라며 "흥분한 나머지 자제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나온 표현이었을 뿐 결코 제 진심이 아니었음을 십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홍 기자는 이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이며 당분간 자숙하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홍 기자는 법적 대응에 대해 "한 때 고려를 했지만 하지않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며 "이제는 언론도 더 이상 내게 굴복을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 이 문제가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기자는 "과학기자협회 홈페이지에 게시토록 한 것은 회원들이 보도록 한 것이지 언론에 악용되도록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며 "개인사정 뿐 아니라 회사사정도 있는 만큼 이제는 더 이상 언급할 얘기가 없다"고 사과문 공개에 섭섭함을 내비췄다.

이에 대해 과학기자협회 관계자는 "홈페이지에 올리는 것은 애초부터 홍기자와 양해를 구했던 것"이라며 "이에 따라 보도자료와 이사회 문건도 공개하지 않고 갖고 있는 만큼 약속을 어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홍 기자 쪽에서 액션을 취하지 않았고, 우리에게 공식적으로 항의를 표명해온 일도 없는 만큼 홍 기자의 반응에 대해 뭐라 말할 게 없다"고 덧붙였다.

홍 기자의 사과문은 일부 언론 인터넷 사이트에 전문이 실렸다.

과학기자협회 회원 여러분께

중앙일보 홍혜걸 기자입니다.
지난번 '황우석, 문신용 교수의 인간난자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배양성공'이란 주제의 제 기사 때문에 본의 아니게 회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제 해명의 글에서 '게으르고 물먹은 기자'란 원색적인 표현으로 동료와 선,후배 기자들을 비난한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용서를 구합니다.
흥분한 나머지 자제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나온 표현이었을 뿐 결코 제 진심이 아니었음을 십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이며 당분간 자숙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이찬휘 회장님을 비롯한 동료와 선·후배 과학기자 여러분께 심심한 사의를 표합니다.

홍혜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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