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방송, 잡지 할 것 없이 2주여 가량 ‘민경찬 펀드’가 끊임없이 오르내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선자금 연관성을 내세우는 등 자기증식을 거듭하기도 했고 ‘미완성 사기극’으로 끝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씨의 엇갈린 진술로 인해 언론도 덩달아 헷갈리고 있으며 경찰은 전면재조사에 나서기로 하는 등 ‘민경찬 펀드’의 실체 찾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를 촉발시킨 것은 시사저널이 지난 1월 28일 특종 보도한 <투자회사 차린 노건평씨 처남 민경찬씨 인터뷰>(745호)다. 최초 기사를 쓴 시사저널의 주진우 기자를 만났다. 주 기자는 2년여 동안 민씨를 밀착 마크했다.

-어떻게 기사를 쓰게 됐나.

“노무현씨가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후보가 됐을 때 집안을 조사했는데 노건평 씨와 민경찬 씨가 요주의 인물로 잡혔다. 민씨는 한 두달에 한번씩 만났다. 그러던 중 민씨에게 ‘돈이 몰린다’는 얘기가 들려서 우선 주변 사람들 중심으로 사전 취재를 했다. 때 마침 설날이 다가오고 있었고 “명절인데 한번 보자”고 해서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들었다.”

-민씨와 친했나보다. 순순히 얘기를 다 하던가.

“종종 전화하고 만나면서 서로 신뢰를 쌓았다. 그들의 아픈 데도 많이 안다. 민씨가 잘 가는 술집의 마담이 누구인지도 알고 있다. 민씨는 기사가 나간 것에 대해 불만이 없다. 왜 그러느냐고 하면 그건 ‘예방 주사’기 때문이다. 기사가 나간 직후에 민씨와 술 한잔 하기로 했다가 일이 갑자기 커져서 그렇게 못했다.”

-인터뷰 형식으로 나갔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파장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기사 중에) 오버하거나 왜곡된 부분은 없다.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을 것임을 충분히 예상했기 때문에 고민을 하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정치적 고려’나 ‘시기’ 같은 문제를 꺼내는데 그런 건 전혀 없었다. 기사는 일단 있는 그대로 냈다. 나는 (당시 민씨가 했던 말을) 믿는다.”

-청와대나 기자들 전화도 많이 받았겠다. 어떻게 처리했나.

“기사가 나간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온 전화는 없었다. 청와대가 이번 일은 잘못했다. 친인척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가 뻔히 보인다. 민정시스템에 문제가 있다. 투자자 1명이라도 잡고 물어봤으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기자들도 일간지를 비롯해 수백통이 왔다. 직접 보자는 기자들이 많은데 민감한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서 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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