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과는 대조적으로 언론사 사주 및 편집국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대언론 접촉에 나섰다.

정동영 의장, 박영선 대변인 김정길·이부영 중앙상임위원 등은 지난 달 20일부터 언론사 연쇄방문에 나서 같은달 말까지 신문·방송·통신 등 모든 중앙언론사를 방문했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대변인은 지난 3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열린우리당은 열린정치하자는 건데 언론사에도 마음을 열어놓자는 취지에서 방문을 결정한 것”이라며 “언론에도 모두 공개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정동영 의장 등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은 특히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지난달 28일),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 동아일보 김학준 사장(이상 지난달 20일) 등 주요 언론사 사주나 대표이사도 만나 덕담을 주고 받았다.

조선일보 관계자는 “정 의장과 방 사장은 주로 덕담을 나누었고 화기애애하게 끝났다”며 “정 대표는 ‘최근 얘기한 몽골기병론의 아이디어를 몽골 매니아인 조선일보 김종래 편집국 부국장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말을 방 사장에게 건네기도 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20일 편집국 등을 들른 뒤 홍석현 회장 방에도 와서 차 한잔 하면서 의례적인 인사를 나눴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대변인은 “사주들과 만나서 주로 경제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거나 덕담을 나눴고, 중앙 홍 회장은 자신의 개인적인 언론관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출범 당시 언론사 방문 등 언론접촉에 소극적이었던 현 정부의 대언론관계가 지난해 말부터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고 있고, 기자 출신인 정동영 의장의 평소 언론관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동아일보 편집국 간부는 “과거에는 정당 대표들의 이같은 방문이 많이 있었으나 최근 너무 없었다. 언론에 인사하러 다니는 것을 현정부가 잘 하려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며 “현 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아는데 지금까지 안했던 게 이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간부는 이어 “총선을 앞두고 대중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면 언론과도 활발하게 접촉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영선 대변인은 “최근 청와대 만찬에서 신기남 의원이 노 대통령에게 1년동안 언론과의 어려운 관계에 대한 개선을 건의한데 대해 노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바 있다”며 “언론과 활발하게 접촉해야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기사의 오류에 대해서도 ‘본의가 아니었다’는 의사표현도 할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자주 하는 편이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대언론 접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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