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지면을 통해 소개해온 NIE(신문활용교육)가 올해 새학기부터 정규 교과서로 채택됐다. NIE가 정규교과 항목으로 처음 채택됐을 뿐 아니라, 기자가 직접 쓴 책이 정규 교과서로 채택된 것도 처음이라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교과서를 만든 주인공은 중앙일보 정책기획부 이태종 기자(차장). 이 기자는 지난해 1월부터 인정교과서로 승인을 받기 위해 작업을 벌여오다 명덕외국어고등학교와 대한교과서의 의뢰를 받아 작성, 제출한 교과서가 지난 8일 서울시교육청의 심사를 통과해 '인정 교과서'로 채택됐다.

<신문읽기 세상읽기>라는 이름의 이 교과서는 신문정보를 활용해서 만든 것으로 '사형제도' '안락사' '낙태' '인간복제' 등 현실 사회의 쟁점이 되는 14가지 주제에 대해 '생각의 머리'(문제제기), '생각의 눈'(학습목표), '생각의 몸체'(배경지식) 등 7단계의 기본 골격을 따라 차례로 학습하고 토론하도록 짜여져있다.(주제중심의 NIE란 다양한 사회이슈들을 주제로 삼아 그 주제 아래 언어 사회 과학 수학 등 과목과 상관없이 통합적으로 생각하고 접근하게끔 하는 학습방법을 의미한다.)

이 기자는 "이 교과서가 학교에서 활용된다는 것은 NIE가 제도권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교과서 안에 있는 각종 문제를 해결하려면 추가적으로 신문을 찾아봐야 하기 때문에 신문이 학교 정규교육으로 들어간 셈"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88년 입사한 이기자는 2000년부터 NIE 지면을 전담해오다 올해 1일부터 사내 'NIE 전문기자'가 됐다.

   
▲ <신문읽기 세상읽기>
이 기자는 교과서와 신문의 정보에 대해 "교과서의 정보는 안전하지만 느린 반면, 신문의 정보는 빠르고 새로우며 유행을 따르지만 독성이 있다"고 설명하며 "이 두가지의 중간형태가 NIE 교과서"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특히 우리나라만큼 신문이 선정적인 경우가 없다. 선진국은 바로 신문을 활용해 교육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우리 신문은 독성이 높아 걸러줘야 한다"며 "그래서 NIE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기자는 또 4년동안 회사에서 개최한 기사쓰기 대회에서 '요즘 학생들이 문자는 알지만, 문장은 못만들며, 글은 읽으나 뜻을 잘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주입식 교육에서 나오는 이같은 부작용을 뒤엎고 싶었고, 통합적 능력을 길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신문사 입장에서도 판촉에 도움이 되고, 요즘처럼 관심에서 벗어나있는 신문의 수요를 자연스럽게 창출하는 한편, 미래의 독자를 확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게 이 기자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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