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이 2일 신년사에서 "4월 총선을 전후해 분열과 혼란으로 치닫고, 우리 신문을 흠집내려는 특정 세력들의 음해 역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어떤 비바람이 몰아쳐도 언론의 본연의 비판정신을 결연히 지켜나갈 것이고, '어두운 곳, 낮은 곳'에 집중적으로 '빛'을 비춰 나라전체를 밝게 만드는 일에 발벗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방 사장은 이날 오전 열린 시무식에서 1등신문이 아닌 최고신문을 위해 보수와 진보, 연령 구분없이 한국 최고의 인재들이 조선일보로 모여들게 해 새로운 조선일보의 정체성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 사장은 "오피니언 리더들이 지난 한해 우리나라를 표현하는 4자성어로 '우왕좌왕'을 선정했다"며 "언론마저 목표를 잃고 혼란과 혼돈에 동승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우리가 갈길도 결코 평탄하지 않다. 국내 정치는 불안하고, 경제여건 또한 크게 나아질 것같지 않다"고 강조한 방 사장은 "4월 총선을 전후해 나라안은 또다시 분열과 혼란으로 치닫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에 편승해 우리 신문을 흠집내려는 특정 세력들의 음해 역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방 사장은 올해 편집방향에 대해 "어떤 비바람이 몰아쳐도 언론본연의 비판정신을 결연히 지켜나갈 것"이라면서도 언론의 다른 중요 기능의 하나인 '빛'의 역할을 위해 "한 숟갈의 양식이 필요한 불우 이웃들, 기댈 곳조차 없는 소년소녀 가장들, 홀로 사는 노인들, 박봉의 근로자들... 청년실업문제 등 이들에게 따듯한 사랑의 손을 내미는 아름다운 이웃들의 이야기에도 결코 소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방 사장은 또 가치관과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1등신문'이 아닌 '최고의 신문'을 지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최고의 인재들이 조선일보로 모여들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의 몸높이와 울타리를 겸허하게 낮춰야 한다. 낮은 곳으로 물이 흘러들 듯, 보수와 진보, 연령 구분없이 한국 최고의 인재들이 조선일보로 모여들게 해, 새로운 조선일보의 정체성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신년사 전문.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희망과 기대로 가슴 설레이게 합니다.
오늘 우리도,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안고, 2004년 새해의 출발점에 섰습니다.
 
지난 한 해는 나라 안팎의 사정도,언론계 안팎의 사정도 모두 어려웠습니다.

우리나라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지난 한 해 우리나라를 표현하는 4자 성어로 ‘우왕좌왕’을 선정했습니다. 나라 전체가 나침반 잃은 배처럼, 목표를 잃고 표류한 한 해 였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이같은 시대 상황에서, 언론마저 목표를 잃고 혼란과 혼돈에 동승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조선일보는 일제 식민지 시대 그 폭압의 암흑기에도, 신간회의 기치아래 분열된 민족주의 세력을 하나로 합치는데 앞장섰고, 강제 폐간되던 그 날까지 한글신문을 고수하며 우리의 얼을 지켜왔습니다.

새해, 우리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나라와 국민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어두운 바다의 뱃길을 환히 비춰주는 등대의 역할을 조선일보가 맡아야 합니다.
 
사우 여러분.
지난 해 우리는 부단히 스스로를 혁신했습니다.
뉴스면과 오피니언면을 분리했으며, 1면에서 9면까지의 뉴스면을 컬러화해, 본격적인 ‘컬러 뉴스 시대’를 열었습니다. 정동 별관과 부평 공장에 새롭게 설치된 첨단 인쇄설비가 바로 ‘컬러 뉴스 시대’의 주역입니다.
올해는 평촌과 성남의 인쇄 설비도 새롭게 바꿀 것입니다.

IMF에 못지않은 어려운 경제여건이었지만, 광고와 판매도 기대이상의 성과를 이끌어냈습니다.

사우 여러분.
새해, 우리가 갈 길도 결코 평탄하지 않습니다.
국내 정치는 불안하고, 경제 여건 또한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습니다.
4월 총선을 전후하여 나라안은 또다시 분열과 혼란으로 치닫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이에 편승하여, 우리 신문을 흠집내려는 특정 세력들의 음해 역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사우 여러분.
주변 여건이 어렵고 혼란스러울수록, 우리는 중심을 잡고 바로 서야 합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리는 우리가 지켜야할 원칙이자 가치입니다. ‘나라와 미래를 생각하는 신문, 조선일보’도 이 바탕 위에 서있습니다.

언론이 지녀야할 가장 중요한 정신의 하나가 바로 비판 정신입니다.
비판 정신은 국가사회가 썩지않게 하는 ‘소금’의 역할을 합니다.
조선일보는 어떤 비바람이 몰아쳐도, 언론 본연의 비판 정신을 결연히 지켜나갈 것입니다.
언론이 국가사회적으로 담당해야할 또 다른 중요 기능의 하나가 ‘빛’의 역할입니다. 어렵고 소외된 계층에게 따뜻한 사랑의 빛을 비추어, 사회 곳곳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는 역할입니다.

조선일보의 지면은 올해 ‘어두운 곳, 낮은 곳’에 집중적으로 ‘빛’을 비추어 나라전체를 밝게 만드는 일에 발벗고 나설 것입니다.

한 숟갈의 양식이 필요한 불우 이웃들, 기댈 곳조차 없는 소년소녀 가장들, 홀로 사는 노인들, 박봉의 근로자들...이 모두가 ‘빛’을 비추어야할 대상입니다.
정부와 사회의 정책 잘못과 무관심으로 거리를 헤매는 청년 실업 문제 역시,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과제입니다.
조선일보의 지면은,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의 손을 내미는 아름다운 이웃들의 이야기에도 결코 소홀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우 여러분.
조선일보는 ‘1등 신문’이 아닌, ‘최고의 신문’을 지향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최고의 인재들이 조선일보로 모여들도록 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몸높이와 울타리를 겸허하게 낮추어야 합니다.
낮은 곳으로 물이 흘러들듯, 보수와 진보, 연령 구분없이 한국 최고의 인재들이 조선일보로 모여 들게 해, 새로운 조선일보의 정체성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사우 여러분
올해 경제상황은 지난 해보다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건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회사는 사람을 키우는 일을 비롯해 신문제작과 회사 발전에 필요한 문제들에 관해서는, 결코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사우 여러분.
정동 별관 6층 엘리베이터를 나서면 벽면에 ‘수처작주’라는 글귀가 붙어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주인이 돼라’는 말입니다. 그래야 개인의 발전도, 회사의 발전도 이루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말뜻 그대로, 사우 모두가 主人이 됩시다. 그러면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오더라도 우리는 능히, 이를 극복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사우 여러분.
2004년 새해에도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에 늘 웃음과 행복이 가득 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2004. 1. 2 조선일보 사장 방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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