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김학준 사장이 신년사에서 "언론이 정치개혁을 이끌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진보와 보수 등 가치관의 대립과 반목의 중심을 잡아주는 목소리에 대한 기대를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동아일보의 올해 경영목표로 △양강체제 구축 △흑자경영 실현을 내세웠다.

김 사장은 2일 오전 시무식에서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동아일보의 대표적 사건으로 △한국ABC협회의 신문부수 인증결과와 △여의도 사옥부지매각을 꼽았다.

김 사장은 여의도 부지매각에 대해 "처분 가능한 부동산을 매각해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면서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지식정보산업의 중심에 놓여있는 동아일보는 앞으로 무형의 지적 자산과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올해 신문시장에 대해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로 국내경제가 수출은 활황을 보이겠지만 내수와 투자는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않는 경기의 양극화 현상이 예상된다"며 "여름이면 아테네 올림픽이라는 국제스포츠제전이 열리겠지만 내수산업인 신문광고 시장은 현재로선 크게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총선이 있는 올해를 정치의 해라고 규정한 후 △언론이 정치개혁을 이끌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진보와 보수 등 가치관의 대립과 반목의 중심을 잡아주는 목소리에 대한 기대를 외면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구태정치에 대한 민의가 또다시 실망으로 바뀌지 않도록 언론이 제대로 정치개혁을 이끌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며 "진보와 보수 등 가치관의 대립과 반목이 깊어졌고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런 과도기적 상황일수록 사회의 '중심'을 잡아주는 목소리에 대한 갈증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외면해서는 알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동아일보가 '공론의 마당' 역할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한 해동안 '언론은 시민사회의 공론의 마당'이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해야겠다"며 "다양한 독자의 소리를 담아 통합된 공론으로 녹여내고, 혼란스러운 우리 사회의 나아갈 길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 사장은 동아일보의 경영목표에 대해 △양강체제 구축 △흑자경영의 실현을 꼽았다. 김사장은 "지난해 부수공사 결과 드러난 자사의 상승세를 몰아 확고한 양강체제를 형성해 신문시장을 선도해야 한다"며 "신뢰받는 신문이 동아일보의 얼굴이다. 이를 내실화하는 해로 삼아야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김 사장은 동아일보를 신뢰받는 신문으로 만들기 위해 고객주의·최고의 품질·신뢰라는 3개 핵심가치를 통해 한국 신문시장의 대표 브랜드이자 신문발행 준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신뢰받는 신문이 제대로 정착되고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신뢰지수를 개발했다며 "이 지수를 적용해 독자의 신뢰 획득을 위해 콘텐츠나 고객서비스 등이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지, 그리고 독자 수의 증대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신뢰받는 신문이란 콤마 하나 틀리는 것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바로잡습니다'가 나오지 않는 유일한 신문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이어 "신문은 더 이상 계도자가 아니다"라며 "독자의 갈증을 풀어주고 꿈과 희망을 주는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맞춤형 마케팅과 공세적 마케팅으로 흑자경영 실행 △종이신문과 온라인 미디어를 아우르는 종합미디어 전략 재점검 △신인사제도의 평가체계를 개선해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더욱 쌓아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동아일보 김학준 사장의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동아가족 여러분

2004년 갑신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오늘 지난 한해를 돌이켜 보면서 먼저 사원 여러분의 노고를 치하하고자 합니다. 어려운 경영환경과 근무여건 속에서도 헌신적으로 일해 주시고, 희생을 참아 주신데 대해 회사를 대표해서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한해 숱한 일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상징적 사건으로 두 개를 꼽는다면 한국ABC협회의 신문부수 인증결과와 여의도 사옥 부지 매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당시 부수 인증 결과 보도를 통해서도 드러났지만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발행부수를 4만여 부, 유료부수를 14만여 부나 신장시키면서 동아일보가 한국의 대표신문임을 대외적으로 공언한 쾌거를 이룩했습니다. 이런 괄목할 만한 약진은 제작 판매 경영 등 전사적인 노력 끝에 이뤄진 것이어서 더욱 값진 일이었습니다.

회사는 또 지난 30년간 사용해온 여의도 부지를 과감하게 매각했습니다. 처분 가능한 부동산은 매각해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면서 재무구조를 안정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기업간 경쟁력의 원천이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 옮겨가고 있는 지식정보화시대입니다. 지식정보산업의 중심에 놓여있는 동아일보는 앞으로 무형의 지적 자산과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늘려 나갈 것입니다.

사우 여러분,

올해 한 해는 과거 그 어는 때보다도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폭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대선과 북핵 문제 등으로 한미관계와 동북아 정세가 중요한 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로 국내경제가 수출은 활황을 보이겠지만 내수와 투자는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않는 경기의 양극화 현상이 예상됩니다. 여름이면 아테네 올림픽이라는 국제스포츠제전이 열리겠지만 내수산업인 신문광고 시장은 현재로선 크게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올해 한 해는 ‘정치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치권의 큰 변화가 점쳐집니다.  대선자금 조사와 대통령측근 비리에 대한 특검, 4월에는 제17대 총선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구태정치에 대한 변화와 개혁에 대한 민의가 또다시 실망으로 바꾸지 않도록 언론이 제대로 정치개혁을 이끌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높습니다.

사실 지난 한해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포스트 3김 시대를 여는 새로운 정치 질서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높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은 ‘말’만 무성할 뿐 ‘행동’은 하나도 없는 혼돈의 세계가 아니었습니까? 진보와 보수 등 가치관의 대립과 반목이 깊어졌고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입니다. 이런 과도기적 상황일수록 사회의 ‘중심’을 잡아주는 목소리에 대한 갈증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동아가족 여러분,

우리는 올해 한 해 동안 ‘언론은 시민사회의 공론의 마당’이라는 언론 본연의 임무에 더욱 충실해야겠습니다. 다양한 독자의 소리를 담아 통합된 공론으로 녹여내고, 혼란스러운 우리 사회의 나아갈 길을 제시해야 합니다.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고, 가장 많은 독자의 사랑을 자랑하는 언론사답게 한국 언론계를 이끌어나가는 맏형의 역할도 해야겠습니다.

제작과 영업, 경영을 막론하고 시대 변화를 선견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앞서가는 노력이 지면과 고객서비스 상의 혁신으로 나타나기 위해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격의 없이 활발하게 진행돼야 합니다. 잠시 한 눈만 팔아도 세상의 변화를 놓치는 세상에 우리끼리 마저 대화의 문을 닫고 있다면 더욱 더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습니다. 

올해의 전사적 경영목표는 명실상부한 양강 체제 구축과 흑자경영의 실현입니다. 지난해 부수 공사 결과에서 드러난 본지의 상승세를 몰아 확고한 양강 체제를 형성해 신문시장을 선도해야 합니다.

신문시장을 선도하려면 얼굴이 있어야 하는데 ‘신뢰받는 신문’이 바로 동아일보의 얼굴입니다. 작년이 신뢰받는 신문 출범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출범 2차 연도가 되는 해입니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고객 서비스 전반에 걸쳐 ‘신뢰받는 신문’을 내실화하는 해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독자가 변하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신문을 보는 눈높이와 반응은 빠른 속도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순발력 있게 읽어내 제작과 영업전략에 반영하지 못하면 곧바로 독자로부터 신뢰를 잃고 심판을 받게 되는 게 오늘의 현실입니다.

신문은 더 이상 계도자가 아닙니다. 독자의 갈증을 풀어주고, 꿈과 희망을 주는 ‘동반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신뢰받는 신문’을 하자는 이유도 이러한 신문시장의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적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신뢰받는 신문’은 고객주의, 최고의 품질, 신뢰를 3대 핵심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신뢰받는 신문’ 동아일보는 한국 신문시장의 대표 브랜드이자 우리의 신문발행 준칙이 될 것이며, 독자에게는 넘쳐나는 정보 홍수 속에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일상의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신뢰받는 신문이 제대로 정착되고 있는지를 검증하기 위해 신뢰지수를 개발했습니다. 올해부터 이 지수를 적용해 독자의 신뢰 획득을 위해 콘텐츠나 고객서비스 등이 얼마나 개선되고 있는지, 그리고 독자 수의 증대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점검할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각자가 ‘신뢰받는 신문’ 동아일보를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그 역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신뢰받는 신문을 구현한다는 것은 동아일보에는 콤마 하나 틀리는 것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로잡습니다’가 나오지 않는 유일한 신문 동아일보, 이 전통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나갑시다.

광고와 판매 등 영업 측면에서는 고객의 특성에 따라 영업의 주안점을 달리하는 맞춤형 마케팅과 공세적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구사해 흑자경영을 시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시기 바랍니다.

인터넷 매체의 영향력과 노출도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정보소비자의 정보 획득 경로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이신문과 온라인 미디어를 아우르는 종합미디어로서 온라인 전략을 재점검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간의 연계전략을 더욱 현실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또 올해에는 시행 2년째를 맞는 신 인사제도의 평가체계를 개선해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더욱 더 쌓아나갈 것입니다. 평가의 생활화를 정착시켜 신 인사제도가 인재를 육성하고 경쟁우위를 높여나가는 동력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이런 노력은 실적과 성과에 따라 대우받는 진정한 보상의 기초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핵심역량과 지식역량을 키우기 위한 지식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컬러 인쇄 능력 확대를 위해 윤전기 증설 등 시설 인프라를 계속 확충해 경쟁력 강화의 토대를 넓혀 나갈 것입니다.

친애하는 동아가족 여러분,

이러한 회사의 방침과 경영진의 의지는 사원 여러분의 자발적 동참과 협력 없이는 결코 현실에 뿌리를 내릴 수 없습니다. 회사는 사원 여러분의 협조 없이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사원 각자가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매사에 임해주시기를 거듭 당부 드립니다. 특히 중간관리자 여러분의 몫이 중요합니다. 실천과 감동의 리더십으로 경영진과 사원 사이의 가교가 되어 주기를 바랍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미국 트루먼 대통령이 자신을 늘 일깨우던 말을 이 자리에서 되풀이하려고 합니다.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 트루먼은 자신의 사무실 책상에 이런 문구를 써붙여 놓았다고 합니다. 우리 동아일보 사에서 모든 결정의 마지막 책임은 사장인 제가 지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더욱더 적극적으로 제작과 영업전반을 더 세세히 살피고 따져볼 생각입니다. 모든 책임은 사장이 지겠다는 자세를 여러분에게 몸으로 보여줄 것입니다.

올 한 해는 동아일보로서는 커다란 진전과 영광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의미 있는 해입니다. 우리 모두가 냉소적 관찰자가 아닌, 능동적 주체로서 대망의 새해를 설계하고 행동으로 옮기게 되기를 바랍니다.

동아가족 여러분, 다시 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고,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4년 1월2일 사장 김 학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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