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연말기획으로 자사오보에 대한 파격적인 정정기사 특집을 게재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 22일과 23일 각각 정치와 국제·통일외교분야의 ‘2003 바로잡습니다’를 1개면에 펼쳐 내보냈다. 22일자 <헛짚은 새정부 ‘조각후보 명단’>에서 △대통령직인수위 시절 인사예측기사인 ‘장관후보 5배수 안팎 압축’(2월10일자) △’신계륜, 박범계 경질하세요’(7월28일자) 등이 오보로 판명났다며 취재경위를 설명했다. 23일자 <’2차 6자회담 연내 개최’ 성급한 예측>에서는 △이라크전 때 사실확인 없이 외신을 단순 인용해 ‘연합군, 바스라 장악’(3월23일)과 ‘후세인 사망설’(4월9일) 등 오보를 냈고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미국에 협박했다’(4월26일)와 ‘영변 재처리 시설서 연기포착’(5월8일) 등의 기사는 위협만 강조한 편향 기사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6자회담 내달 17일∼19일 유력’(11월24일자) 기사도 오보로 밝혀져 뒤늦게 이를 바로잡았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 허남진 편집국장 대리(정치·국제담당 부국장)는 “독자들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오보와 잘못된 기사를 바로잡는데 인색하지 말자는 내부방침에 따라 제작의 문제점과 허점을 독자에게 솔직하게 알리자는 차원에서 마련된 기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특집은 5회로 나눠 게재하며 24일엔 경제, 26일엔 사회, 27일엔 문화·스포츠를 내보낼 예정이다.
이번 기획에 대한 내부 견해는 엇갈리고 있다. 허 국장대리는 “‘잘못했으면 독자들에게 잘못을 자인하는 것은 바람직하며 신문개혁의 하나이기도 하다’ ‘깨끗하게 시인하자’는 긍정론이 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이렇게 했다가 내년에도 똑같은 잘못을 범하면 내년에도 이렇게 할것이냐’는 회의적인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허 국장대리는 “실수를 알고서도 정정하지 않으면 오히려 강하게 문책하겠다는 통지를 오래 전부터 기자들에게 내린 상태”라며 “이번 기획은 편집국 독자적으로 추진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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