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근무중 뇌출혈을 일으켜 치료를 받다가 숨진 고 중앙일보 이효준 워싱턴특파원의 회사장이 지난 15일 열렸다.

고인의 가족과 중앙일보 직원들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강북 삼성병원에서 고인의 영결식을 갖고, 9시30분 중앙일보 건물 앞에서 노제를 거행했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가족 및 친지들을 비롯해 한남규 수석부사장, 송필호 대표를 포함한 중앙일보 임직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특파원의 입사동기(25기)인 채인택 기자는 이날 추모사에서 “낮과 밤을 바꿔사는 올빼미 같은 워싱턴 특파원 생활에서도 그는 언제나 도전적이고 적극적이었으며 동료와 선후배들에 대한 배려도 아끼지 않는 따뜻한 사람이었다”며 “병상에 있는 동안, 그리고 그가 떠나는 길에 우리가 흘린 눈물은 다리가 되고 우리가 드린 기도는 등불이 되어 그의 먼 길을 인도할 것”이라고 낭독했다.

이 특파원은 지난달 28일밤 컴퓨터작업을 하다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아이노바 병원에서 수술 뒤 치료를 받던 중 10일 오전 2시50분 숨졌다.

지난 98년 5월 수습 25기로 입사한 이 특파원은 사회부·과학기술부·유통부·경제부·사장실 등을 거쳐 지난해 2월 워싱턴 특파원에 부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규옥씨와 두 아들 두석, 보석이 있다.

중앙일보측은 유가족에 대해서는 위로금을 지급하고 자녀 대학졸업 때까지 학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허남진 편집국장 대리는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워싱턴특파원이라는 역할이 격무에 시달리는 분야이고, 시차가 국내와 정반대여서 적응하더라도 근무여건이 열악하다. 이같은 근무여건에서 오는 여러 가지 과로가 겹친 게 아니냐고 회사측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회사 내부에서는 “건강검진에 대한 데스크 일선 기자들의 관심과 배려, 자발적인 참여를 더욱 환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상기 한국기자협회장은 이 특파원의 사망과 관련,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이 특파원을 포함해 세계일보 1명, 매일경제 2명, 제주일보 1명, 머니투데이 1명 등 모두 6명의 현직 기자들이 순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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