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열린 한국기자협회 제39대 회장 선거에서 이상기 38대 기자협회장(한겨레)이 재선됐다. 이상기 회장은 지난 15일 저녁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자가 당당하고 책임 있는 기사를 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나갈 것”이라며 “서로 상이한 의견을 가진 기자들이 마음껏 토론할 수 있는 자리도 자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재선 소감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고, 미처 못했던 일을 할 수 있게 해줘서 회원들에게 감사하다. 어깨도 무겁고 같이 만들어가자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

-재임 2년 간 조중동 등 큰 신문들 편에 섰다는 평가가 있는데. 

“기자협회는 싸우는 게 목표가 아니다. 때로는 지기도 하고 굽히기도 해야 한다. 그게 이기는 거다. 아마도 주변에선 한겨레 출신이 주류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지 않는다고 이상하게 생각했겠지만 개의치 않는다.”

-기자협회의 목표는 무엇인가.

“기자가 당당하고 책임 있는 기사를 쓰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기자사회는 이념은 좌에서 우로, 급여는 연봉 1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는데 이걸 조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각각 의견이 다른 기자들이 마음대로 터놓고 얘기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멍석을 깔아줄 것이다. 이를테면 오마이뉴스와 조선일보 기자가 파병에 대해 마음껏 토론하게 하는 것이다.”

-협회 안팎에 이 회장의 노선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있는데.

“일부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은 맞다. 스스로도 내 문제가 뭔지 알고 있다. 그게 뭔지는 굳이 얘기하지 않겠다. 하지만 불만을 갖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문제가 있으면 함께 고민하고 고쳐나가는 게 중요하다.”

-기자협회보의 지면운용 계획은.

“앞서 말했듯 논쟁을 많이 붙일 생각이다. KBS 정연주,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논쟁을 게재하기는 힘들겠지만 KBS와 조선일보 기자는 가능하다. 그러나 팩트가 틀린 기사는 지속적으로 비판하되 생각이 다르다고 비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회비로 운영하는 기협이 회원사를 비판할 수 있겠냐는 소리도 있던데.

“조중동이 가장 많은 비판을 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반면 방송과 한겨레신문도 잘못이 있으면 있는 그대로 비판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지방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는 분석이 있다.

“지방에서 표가 많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각별히 신경을 썼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일하고 있는 지방 회원들을 위해 그동안 많이 노력했다. 그래서 2년 만에 지방언론발전지원법안이 나온 것이다.”

-언론인 정계 진출에 대한 생각은.

“실력과 도덕성을 갖추고, 존경을 받는 기자라면 정치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말하지만 난 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주변에 그런 기자가 있다면 추천해줄 것이다. 김성호 의원도 잘하고 있고, 노웅래 기자가 출마키로 한 것도 잘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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