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자동차회사의 신차 시승기를 두고 조선일보 기자가 문화일보 기자를 상대로 표절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일보 최원석 기자는 지난 15일 조선닷컴 기자클럽에 올린 글에서 문화일보의 11일자에 실린 메르세데스벤츠 ‘S600L’ 시승기가 20일 전쯤 자신이 기자클럽에 올린 글을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최 기자는 지난 15일 기자클럽에 올린 <문화일보 시승기사 ‘유감’>이라는 글을 통해 지난달 25일 조선닷컴 기자클럽에 게재한 <‘포르쉐보다 빠른 벤츠’ S600L 시승기>와 지난 11일 문화일보 ‘신차명차’ <세단의 품위-스포츠카의 속도 겸비>라는 기사를 비교했다. 최 기자가 근거로 든 사례는 다음과 같다.

△사례1= “이 글을 읽는 분 중에는 아마 ‘벤츠의 최고급차인데 뭘 못해. 비싼 외제차 한번 타보고 꽤 흥분했구만’ 하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도대체 사람 타고 다니는 차가 그렇게 비쌀 게 뭐냐’고 한다면 대답할 말은 없습니다만, S600L 의 충격은 무척 컸습니다”(기자클럽) “메르세데스벤츠 ‘S600L’. 운전자들의 눈길 속 저 밑 한편에 잠긴 목소리는 2가지다. ‘벤츠의 최고급 승용차군, 꽤 흥분했겠는데...’ ‘도대체 사람이 타고 다니는 차가 저렇게 비쌀 이유는 뭐지.’(문화일보)

△사례2= “인간이 만들어낸 자동차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 궁금해지기 시작했을 정도였으니까요”(기자클럽) “사람의 능력을 과시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가 자동차라면, ‘벤츠 S600L’이 보여주는 한계는 어디일까”(문화일보)

이밖에도 최 기자는 S600L의 속도와 제동성능 겉모습에 대한 표현도 사례로 들었다. 최 기자는 또 “시승기라는 것은 기자가 차를 타보고 쓰는 감상기, 일종의 에세이라고도 할 수 있다”며 “참조라 하기엔 도가 너무 지나치다. 본인 이름으로 기사를 쓰면서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와 문구와 표현을 이런 식으로 사용해도 되느냐”고 지적했다.

최 기자는 앞서 지난 11일 저녁과 12일 오전 문화일보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그 뒤 15일 조선닷컴 기자클럽에 이 내용을 게재했다.

기사를 쓴 문화일보 기자는 이에 대해 “지난 6∼7일 시승도 했다. 기사의 참고를 위해 홍보대행사측에 자료를 요청했는데 그 안에 출처가 ‘인터넷조선일보’라고 적힌 시승기가 있어 그것을 일부 참고한 것은 사실”이라며 “대행사측에 누가 썼는지 출처가 정확하게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지 않고 쓴 것은 내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자신의 글을 아끼는 사람 입장에서 화가 나는 것은 이해한다”며 “시승기도 업체 홍보팀으로부터 받았고, 자료를 참고한 부분도 적지 않기 때문에 표절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한편 조선일보 최 기자는 “단순히 사과로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이었고, 너무 억울해서 기자클럽에 사실이라도 알리자는 생각에 글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