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효준 워싱턴특파원(40)이 10일 뇌출혈로 쓰러져 치료중 숨졌다.

이효준 특파원(차장대우)은 이날 오전 2시50분(한국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펙스 아이노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이 특파원은 지난달 28일 밤 뇌출혈을 일으켜 급히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왔다. 중앙일보측은 이 특파원은 수술 뒤 병세가 호전돼 안심했으나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허남진 편집국장 대리(정치·국제담당 부국장)는 "유족들에 따르면, 이 차장은 뇌출혈을 일으키기 하루이틀 전부터 눈이 잘 보이지 않고 초점이 흐려져 안경을 맞췄다"며 "뇌출혈을 일으킨 당일에도 본인이 엠블런스를 부르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동생 이경준씨는 "평소에 회사 얘기를 가족들에게 별로 하지 않아 회사 생활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난해 2월 워싱턴특파원으로 부임한 뒤 자녀와 아내 등 가족 모두를 챙겨야 하다 보니 힘들어했다"며 "1년 동안 가족들과 함께 적응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고, 올해 들어서는 가족도 적응하고 안정감을 갖고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고 했는데 갑자기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는 "건강이 예전에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특별하게 병원을 자주 다니거나 지병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측은 고 이효준 차장의 장례를 유해를 미국으로부터 운구해온 뒤 오는 15일 중앙일보 회사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허남진 편집국장 대리는 "워싱턴특파원이라는 역할이 격무에 시달리는 분야이고, 시차가 국내와 정반대여서 적응하더라도 근무여건이 열악하다. 이같은 근무여건에서 오는 여러 가지 과로가 겹친 게 아니냐고 회사측은 보고 있다"며 "이같은 여건과 함께 본인이 그동안 회사생활과 워싱턴특파원으로서의 활동에서의 성실도를 감안해 회사장으로 치르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특파원은 1988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후 사회·경제·과학기술·유통부를 거쳐 지난해 2월 워싱턴에 부임한 뒤 주로 국제경제파트에 대한 기사를 작성해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규옥(35)씨와 2남. 미국에서의 영결식은 10일 오후 5시(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비엔나에 있는 머니 앤드 킹 장례식장에서 열린다.

이 특파원의 유해는 12일 오후(한국시간) 서울에 도착해 강북삼성병원(02-2001-1096)에 안치된다. 발인과 영결식은 15일 오전 8시. 본사 연락처 02-751-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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