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지방의 자치단체에서 계도지 예산을 줄이거나 폐지하는 것과는 달리 서울시 자치구의 경우 도리어 지난해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공동대표 이종훈 등) 시민사업국(간사 김건호)이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주민계도용신문의 올해 예산을 분석한 결과, 총 예산은 연간 55억4807만2000원으로 지난해 집행금액에 대비해 6.7%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1개 자치구 당 평균 2억2200여만원을 계도지 예산으로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구입부수로 보면 월 평균 3만2000부를 구입하고 있다.

경실련 시민사업국은 지난 10월말 25개 자치구의 주민계도용신문 예산집행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 지난달 말까지 모든 자료를 수거 취합한 내용을 지난 2일 발표했다.

경실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5개 자치구 중에서 18개 자치구가 계도지 예산을 지난해에 비해 늘렸고, 7개 자치구는 줄였다.

계도지 예산으로 구입하는 신문중에는 대한매일신보가 47억4107만여원으로 가장 많았고, 지난 2001년 이후 관행적으로 50억원 이상의 예산이 매년 편성돼온 것으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보면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한 곳은 강남구로 연간 3억6720만원을 책정했으며, 전년대비 33.95%가 증가했다. 지난해에 비해 계도지 예산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금천구로, 지난해 1억7929만3000원에서 올해 2억5680만원으로 43.23%가 늘었다.

이밖에 노원구가 37.40%, 마포구 32.82%, 성북구 32.41%, 중구 31.67%, 강북구 28.57%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구로구 은평구 종로구 강동구는 각각 39.90%, 27.62%, 15.76%, 8.76%의 감소율을 보이는 등 서울시 7개 자치구는 지난해에 비해 계도지 예산을 줄였다.

신문별로는 대한매일을 가장 많이 구독하고 있었으며 자치구 당 매월 553부에서 2500부까지 평균 1300부 정도를 구독하고 있었다.

대한매일 이외의 중앙일간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금천구의 경우 대한매일이 1074부로 가장 많았으며, 그 뒤로 동아일보 71부, 조선일보 60부, 중앙일보 60부, 한국일보 49부, 국민일보 42부, 한겨레 38부, 경향신문 37부, 세계일보 34부, 내일신문 30부, 문화일보 24부였다.

경실련 시민사업국은 "현재 다른 지역의 많은 기초자치단체에서 주민들과 공무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계도용신문 예산을 폐지하는 것과는 반대로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는 구시대의 관행을 아무 문제의식 없이 그대로 답습해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실련은 현재 2004년 예산심의를 진행하고 있는 25개 자치구 의회에 의견서를 보내 △주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자체단체와 언론과의 관계를 왜곡시키는 주민계도용신문 구입예산을 전면 폐지하고 △이 예산을 구민복지향상과 지역발전에 배정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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