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간부의 성희롱과 노조탄압을 규탄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와 스포츠조선지부(위원장 이영식)가 최근 조선일보 앞에서 집회를 벌이다가 경비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언론노조 김성근 조직부장은 "지난 19일 조선일보 앞에서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포츠조선 성희롱 방치하는 하원 사장을 파면하라'고 촉구하며 중식집회를 벌이던 도중 한 경비가 집회장소에 들어와 '집회차량을 빼라' 'X새끼' 'XX놈'이라는 욕설 등을 퍼부으며 집회를 방해했다"며 "옥신각신하다 우리가 공식적으로 '집회장에서 나가지 않으면 집시법 위반으로 고소하겠다' '집회를 방해한 경비책임자를 조치하라'며 엄중하게 경고했더니 20일 집회엔 이들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중식집회를 선택한 것은 기자들의 업무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라며 "계속 이같은 행위를 조선일보측에서 반복할 경우 집회시간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매일 정오부터 오후 1시까지 조선일보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으며, 프레스센터 앞에서는 지난달 6일부터 46일째 저녁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7일부터는 조속한 사태해결을 바라는 염원을 모아 야간농성장에 촛불을 밝혀두고 있다.

김 부장은 "조선일보 사원들이 우리들의 집회장면을 보면 당혹스러워하기도 하지만 일부 조선일보 조합원의 경우 '빨리 해결됐으면 한다'며 격려하고 지나가기도 했다"며 "성희롱 사건에 연루된 간부와 책임자 처벌, 하원 사장의 사과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12일부터 '조선일보 바로보기'라는 주제로 매주 수요일 시민의 신문 정지환 취재부장의 길거리 강연을 열고 있으며 오는 24일부터는 주 3회로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언론노조는 또 그동안 조선일보의 왜곡보도 사례로 고통을 받아온 피해자들이 조선일보사 앞에서 조선일보를 상대로 발언할 기회를 달라는 요청이 늘고 있어 전폭 수용할 방침이다.

이달 말부터는 '김현희 KAL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및 옥천신문 사장 등이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한편, 언론노조는 법원이 시위자들에 대해 재산가압류 결정을 내린 데 대해서도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서울지법 59단독(판사 송봉준)은 지난 4일 스포츠조선 하원 사장이 전국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과 스포츠조선 지부 이영식 위원장 등 노조 간부 7명을 상대로 낸 재산가압류 신청을 받아들여 각각 5000만원씩 모두 3억5000만원에 이르는 가압류를 결정했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대법원은 지난 10월20일부터 가압류 심사요건을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다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거기엔 사용자의 소명자료만 검토한 뒤 쉽게 가압류가 발령돼온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동자에 대한 심문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며 "그럼에도 가압류 결정에 앞서 충실한 심리를 위해 이들 7명의 노동자에게 연락해 경위를 파악하는 그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그저 사용자의 서면자료만을 바탕으로 유일한 생계 원천인 월급의 절반을 11월분부터 가압류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는 "법원이 이들 7명으로부터 단 한 마디의 소명을 듣기만 했어도, 사용자에 의한 무자비한 가압류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을 것으로 우리는 판단한다"며 "재판부의 성실하고 책임있는 답변을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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