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슈기획 <시대를 논하다> 시리즈 두번째, 박관용·정성진 편에 대해 내부적으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표성이 부족하고 정치권에 대한 검찰의 시각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중앙일보는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세차례에 걸쳐 박관용 국회의장과 국민대 정성진 총장(전 대검 중수부장)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정치개혁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대담시리즈를 내보냈다.

세차례의 대담은 각각 <수술대위의 한국정치 “정치자금 수사에 총선 전략 담겨”>(6일) <정치개혁 왕도는 없나 “지구당 폐지로 고비용 정치 깨뜨려야”>(7일) <한국정치 새살 돋게 하자 “보험성 후원금도 언제든 ‘대가성’ 돌변”>(8일)이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이 시리즈가 나가자 젊은 기자들 사이에서는 △박의장과 정총장이 대표성이 없고 △서로 격도 맞추지 못한데다 △도대체 왜 두사람을 맞세웠는지 의아하며 △그나마 적나라하게 정치현실을 보여주지도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황석영·이문열 편에 비해 주목도도 낮았고, 내부에서도 호응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중견기자는 “무엇보다 대선자금 정국에 대해 검찰과 법조계의 정치권에 대한 솔직한 시각이 드러나지 않았다”며 “실제로 법조계에서는 정치권을 ‘도둑놈’이라고 보고 있는데 이번 시리즈에는 뻔한 얘기 뿐이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노조 공정보도위원회도 지난 12일 회의를 열고 이같은 의견을 모아 회사측에 전달키로 했다.

중앙일보는 당초 정치비자금이라는 주제로 박관용 의장과 심재륜 전 대구고검장을 맞세우려 했으나 심 전 고검장이 지난해 말 이회창 후보 지지선언을 해 정총장을 선정했다.
중앙일보 편집국 고위 간부는 “흥행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시대의 고민을 들어보자는 취지로 기획했으나 정치자금이라는 화두 자체가 진부해 결과가 그렇게 된 것 같다”며 “정총장도 YS 정부 때 마녀사냥식 재산공개로 억울하게 물러났지만 이미지는 깨끗한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일보는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황석영·이문열 시대를 논하다> 시리즈를 통해 사상·이념·북한·문학을 주제로 두 문인의 대담을 5회에 걸쳐 게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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