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노조(위원장 윤영찬)가 올해 회사측과의 임금협상이 결렬돼 일주일째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 노조는 회사측이 임금동결 입장을 고수하자 지난 3일 비상대의원총회를 열어 5일 밤부터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들이 철야농성에 돌입했다. 동아일보 노조가 집단행동에 들어간 것은 지난 91년 파업을 벌인 이래 12년 만이다.

   
▲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지난 5일부터 노조사무실에서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동아일보 노조 조합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사 로비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 이창길기자 photoeye@mediatoday.co.kr
노조는 지난 11일 동아일보 1층 로비에서 집행부·대의원 등 16명이 ‘임금동결 의욕동결’ ‘1등탈환 가망없다’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6일까지 모두 7차례의 임금협상 실무교섭을 벌여온 동아일보 노사는 지난달 22일 5차 실무교섭에서 노조가 “지금까지 요구해온 7.7%의 인상안을 고집하지 않겠으니 회사측이 합리적인 인상안을 내놓으라”고 최종 요구했지만 같은 달 30일 회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여력이 없다”고 거부했다.

윤영찬 노조위원장은 “지난 10일 김학준 사장과 김재호 전무를 만나 협의했지만 회사측의 입장변화가 없다는 것만 확인하고 돌아왔다”며 “11일부터 투쟁 수위를 높여 향후 조합원들의 임금동결 반대서명운동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ABC협회 부수공사 결과 유료부수가 2등을 차지했다고 자랑하며, 지면에까지 홍보했지만 정작 중앙일보 보다 적은 인력으로 희생해온 기자들의 자존심은 철저히 외면했다”며 “단순히 돈 몇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2등에 맞는 성의를 보이라는 의미에서 실력 행사에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농성 사흘 째인 지난 7인 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이 격려방문해 “동아일보의 임금투쟁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고, “동아일보가 물량이나 자본의 싸움이 아닌 내용과 질의 싸움이 될 수 있으면 한다. 동아일보는 한국의 아사히가 돼야 한다”는 요지의 격려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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