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한 기자가 '안티조선'에 대한 대응을 어떻게 할지 함께 고민해보자는 내용의 글을 노보에 게재했다.

조선일보 인터넷뉴스부 정성진 기자는 지난 7일자 노보에 기고한 <안티조선 그냥 바라만 볼건가>라는 글에서 '조선일보 씹기'를 생업으로 삼는 단체들이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 엄청나게 늘었다며 "안티와 부딪히는 조합원이 늘어났고, 이를 고통으로 느끼는 이들까지 생겼다"고 지적했다.

정기자는 자신이 지난 2000년 즈음 대부분 '안티'(조선)인 사람들로 구성된 시민단체를 주로 취재했지만 "그 때는 필자만 열심히 하면 그걸로 끝이었고, 사실 힘들다고 누구에게 얘기할 틈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고 밝혔다. "어느 취재 상황에서나 전쟁을 치른다. 취재 자체가 불가능해 끝까지 소속을 밝히지 않고 취재를 했다는 조합원들의 이야기도 들린다"는 것.

정기자에 따르면, 한 취재기자는 간단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했다가 대뜸 '질문의 의도가 뭐냐'는 싸늘한 답변만 들었고, "조선일보가 특종을 잡고 마지막 확인을 하면, 취재원이 자진해 '풀'을 해버리니 참 힘들겠다"고 귀뜸해주는 타사 기자들까지 있다.

정기자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일련의 소송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며 "회사 업무부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연일 회사 앞에서 계속되는 시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고 언급했다.

회사 내부에서 이같은 현실에 대한 울분은 나오고 있지만, 전혀 공론의 장이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정기자의 문제의식이다.

정기자는 "안티들을 마주친 후배들은 남감해하는 표정이 역력하지만 이를 터놓고 선배들에게 얘기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번쯤 안티에 대해 생각하고, 우리가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논의하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