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컬러 지면확대를 두고 미묘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8일자부터 36면 컬러 인쇄가 가능한 초고속 윤전기를 가동, 1∼5면까지 컬러편집을 하는 등 컬러지면을 대폭 늘렸다.
조선일보의 컬러지면 확대에 대해 중앙일보는 오히려 2∼5면에는 가급적 컬러편집을 자제하자는 내부원칙을 세웠다.

중앙일보 전략기획실 관계자는 “조선일보가 1∼5면까지 컬러지면을 쓴 것을 보고 내부적으로 따라가야 할지 말지를 두고 고민하다가 차라리 컬러를 자제하는 것이 차별화할 수 있다고 판단해 가급적 기사지면의 사진기사에는 컬러를 쓰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정치인의 얼굴 사진의 경우 가급적 흑백을 쓰며 △한 면에 큰 컬러사진을 2개 이상 쓰지 않고 △2∼5면은 되도록 컬러를 쓰지 않는다는 내부지침을 세웠다.

이 관계자는 “중앙일보가 조선일보에 비해 컬러지면이 4개면 정도 적은데 이후에도 컬러지면을 늘리지는 않겠지만 컬러면을 재배치하더라도 최대한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가 지향하는 바가 고급지라는 게 홍석현 회장의 생각이며 ‘대중지’들이나 2면에 컬러를 쓰는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내가 알기로 USA투데이도 2면에는 컬러를 잘 쓰지 않을 정도”라며 “지면에서 말하려는 게 사진보다는 기사여야 한다는 측면도 내부 편집지침에서 고려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기사지면은 흑백을 쓰는 게 오히려 광고주에 대해서도 배려가 된다는 설명이다. 기사지면과 광고지면(하단 4∼5단 광고)이 모두 컬러면 오히려 광고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기사지면을 흑백으로 해야 광고주들이 좋아한다는 게 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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