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교수 때문에 서울지검 기자실을 둘로 갈라졌다. 송 교수에 대한 검찰의 사법처리 수위와 송 교수의 ‘반성’ 정도에 대한 평가를 두고 기자들 사이에서 현격한 시각차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 22일 송 교수가 구속수감되기까지 9차례의 소환조사가 이뤄졌고, 소환이 있을 때마다 기자실에선 검찰과 기자 간에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그러나 기자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검찰의 대답을 얻기 위해 ‘경쟁’을 벌이는 웃지못할 풍경이 연출됐다.

특히 김형태 변호사가 송 교수의 ‘반성문’을 제출한 뒤 이뤄진 검찰과 기자들의 질의 응답 과정은 갑론을박에 가까울 정도로 뜨겁게 진행됐다.
A언론사 기자는 “송 교수의 반성문에 대해 검찰은 ‘그 정도로는 반성이라고 보기 어렵다. 전향이라고 보기 어렵지 않느냐’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일부 기자들은 ‘그 정도면 반성이라고 볼 수 있지 않느냐’ ‘후보위원이라는 것 빼고 다 받아들인 것 아니냐’며 항의성 질문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기자들은 송 교수가 출두할 때마다 ‘전향할꺼냐’ ‘전향의사가 있느냐’고 질문하곤 했다. 이 때문에 서울지검 기자실에선 다른 기자들이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전향이라는 말을 쓰느냐” “전향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지금 사회분위기에서 안맞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B언론사 기자는 “기자실 내에서는 송 교수를 구속시켜야 한다는 논리를 갖고 있는 일부 신문사 기자에게 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공안기자’라는 딱지를 붙여주기도 했다”며 전했다.

검찰의 브리핑을 강하게 문제삼은 기자도 있었다. C언론사 출입기자는 “친북단체 가입에 반박하는 변호인측 주장도 일면 타당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해도 검찰로부터 묵살당하기 일쑤”라며 “공안바람을 몰고가는 브리핑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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