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의 홍순철 교수는 발제문을 통해 “현재 독립 다큐는 배급(관객과의 만남)이 시급하고 방송 다큐는 시청률 경쟁으로 인해 정체성과 존립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립다큐멘터리와 공영방송의 공존이 최선의 방법이며 상대적으로 상업성에서 자유로운 EBS와 KBS가 상업적 흐름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타 방송국과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홍 교수는 이와 함께 “P.O.V처럼 단순하게 작품을 선정, 방송하는 차원을 넘어 독립 다큐 제작 지원을 안정적으로 진행하는 시스템”과 “독립작가와 방송국 사이에서 배급문제를 총괄적으로 다룰 전문기관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미국에서 독립다큐멘터리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는 박혜정 씨도 “P.O.V는 시작할 당시 차가운 반응을 받았지만 15년이 지난 지금은 매해 아카데미와 에미상 수상작품을 내는 PBS의 중심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며 “P.O.V의 성공이 한국에도 모범사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에서 방송제작진들은 독립 다큐는 형식주의에 치우쳐 대중성이 부족하고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하기에는 제작편수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립 다큐 제작자들은 자유롭지 못한 방송 제작환경 등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P.O.V와 같은 시스템이 정착되면 독립 다큐는 방송을 통해 보다 많은 수용자와 만날 수 있고, 공영방송사는 영상문화의 다양화와 다큐 지원이라는 공영적·공기능적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이날 토론에는 KBS <일요스페셜>의 김현 차장, MBC <PD수첩> 최진영 PD, EBS 이승훈 PD, 문화관광부 박병우 사무관, 독립다큐멘터리 감독 김동원 씨가 참석했으며 김이찬 감독이 사회를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