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ABC협회(회장 최종률)가 지난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의 유료부수를 인증하는 자리에서 조선·동아일보와 중앙일보가 부수의 보고서 기재방식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ABC협회는 지난 16일 열린 인증 이사회에서 ‘유료부수1’로 산정했을 경우 조선일보 175만 6193부, 동아일보 153만 9409부, 중앙일보 153만 3372부의 유료부수를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올해 공사에서 시장상황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 새로 도입한 부수공사방법인 ‘유료부수2’로 산정, 합산했을 경우는 조선일보가 184만 5911부, 중앙일보가 168만 8759부, 동아일보가 163만 3556부로 나타나 지난해까지 적용한 ‘유료부수1’로 산정했을 경우와 2위와 3위의 순위가 달라졌다.

ABC협회에 따르면, ‘유료부수1’은 지국유료부수 중 당월수금부수와 유가예정 1∼2수(1개월뒤 수금된 부수가 1수이며 2개월뒤 수금된 부수는 2수)를 합산한 부수이며, ‘유료부수2’는 지국유료부수 중 유가예정인 3∼6수를 합산한 부수이다. 이같은 기준에 따라 ‘유료부수2’로 추가산정되는 부수는 각 신문별로 조선일보 8만 9718부, 중앙일보 15만 5387부, 동아일보 9만 4147부이다.
이날 조선·동아와 중앙의 신경전은 올해 산정방식으로 처음 도입된 유료부수1과 유료부수2의 집계치를 보고서에 어떻게 기재하느냐를 놓고 시작됐다.

이날 이사회에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올해 부수 산정기준으로 도입된 ‘유료부수1’과 ‘유료부수2’의 합산치를 보고서에 기재하지 말자고 제의했으나 중앙일보가 반대해 인증이 1시간이나 지연됐다. 결국 양측이 서로 양보하려 하지 않자 최종률 회장이 “이런 것으로 지체할 수 없으니 빨리 투표로 결정하자”고 해 투표까지 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투표결과 참석 이사의 과반수가 합산하지 말자는 의견을 내 ‘유료부수1’과 ‘유료부수2’를 합산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참석한 한 인사는 “동아의 경우 ‘유료1’에서 앞섰으니 가급적이면 ‘유료1’과 ‘유료2’의 연관관계를 끊으려 했을테고 조선도 논리적으로 맞다고 봤을 것”이라며 “반면 중앙은 이들과 반대입장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누가 봐도 합산치를 낼 수 있는 것인데 이를 합산하지 말자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이라며 “조선·동아가 우리를 견제하기 위해 끝까지 밀어붙인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한편, 이들 3개 신문사 판매국장은 지난 3월 시장상황을 정확히 반영한다는 명목으로 6개월동안 무가지를 제공한 부수도 유료부수에 포함하기로 했다. 이는 신문고시 위반(무가지 2개월)으로 3사는 이를 알면서도 이같은 합의를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8일 ABC협회 인증 이사회가 열린 뒤 협회측은 3사 판매국장에게 개선방안을 도출할 것을 위임해 ‘공사활성화추진위원회’(공추위)를 구성했다. 공추위는 지난 3월 ‘유료부수2’라는 새 산정기준을 도입키로 한 ‘공사활성화추진위원회 운용 및 결정사항’이라는 각서에 3사 판매국장의 서명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3∼6개월 수금하는 부수를 ‘유료부수2’라고 이름 붙이고 이를 유가부수에 포함시키는 세 신문의 모습은 스스로 지키겠다고 약속한 신문고시(무가지 20%)를 밥먹듯이 위반했음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공정위는 신문고시의 현행 20%인 경품·무가지 제공한도를 5% 이하로 낮추고 단속인원을 대폭 늘려 단속의 실효성을 높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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