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일간지들이 무가지 시장에 속속 뛰어들 채비를 하면서 시장 안착이 가능한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무가지 시장에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종합지는 문화일보와 대한매일. 문화일보는 새 무가지 이름을 ‘AM7’으로 잠정결정하고 별도의  판매부서도 신설했다. 대한매일은 △대한매일이 무가지를 창간할 것인지 △별도의 법인에 지분 일부를 출자할지, 아니면 △인쇄만 대행할지 등을 두고 저울질하고 있다.

메트로·포커스 “배포·편집 등 애로사항 극복 관건”

종합지의 무가지 시장 진입계획에 대해 선발매체 관계자들은 회의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메트로에 있다가 포커스로 자리를 옮긴 조충연 경영기획실장은 “우리가 짧은 시간 내에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인력의 대부분이 메트로에 근무하며 무가지 제작의 경험을 쌓았고, 이 덕분에 배포·편집·경영 시스템상의 애로사항을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종합지들은 무가지를 너무 호락호락하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비용부담문제=가장 큰 난점은 초기 투자비용과 매월 적자폭을 과연 감당할 수 있느냐에 있다.

각사마다 윤전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인쇄비용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하루 50만부를 찍는다고 가정할 때 매월 용지비만 8억원 이상, 배포비 3억원 이상, 인건비·광고영업비·사무비 등 기타 경비 4억원 등 최소 15억원 이상의 경비를 매달 부담해야 한다는 게 조충연 실장의 설명이다. 포커스의 경우 현재 월 20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

메트로 최정길 경영기획실장은 “최근 들어 적자폭이 월 1억원 이하로 줄어들고 있지만 몇 달 전만 해도 매월 5억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포커스도 매월 7∼10억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극심한 광고불황을 겪고 있는 시기에 무가지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점들을 고려했는지 대한매일은 직접 창간이 아닌 별도 법인 설립 뒤 출자해 인쇄만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 대한매일은 무가지를 창간할 경우 최소 100억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7월경 무가지 창간을 검토한 바 있는 한국일보의 한 관계자도 “당시 손익을 따져보고 시작하려면 빨리 하는게 좋다고 판단했으나 그 즈음 포커스가 적자에 들어서는 것을 보고 검토를 접었다”고 밝혔다.
△선점효과 극복문제=기존 무가지들의 선점효과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관심거리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아직 시장형성의 초기상태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하지만 선점효과라는 게 있어서 후발업체들이 고전할 공산이 크다”며 “대부분 광고를 노리고 시장에 뛰어들려고 하지만 무가지가 늘어난다고 광고시장의 파이도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다”고 전망했다.
전국언론노조 이정호 정책국장은 “일간지에 광고를 집행하는 100대 기업은 본지와 무가지에 중첩해서 광고하지 않을 것”이라며 “광고비가 아무리 저가라고 해도 중소기업이 광고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콘텐츠 경쟁력 문제= 이정호 국장은 “열독률에서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 신문사들이 콘텐츠로 승부하겠다고 하지만 인력 면에서 메트로나 포커스 보다 적은 상황에서 질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화일보는 15명의 무가지 고정 인력과 다른 편집국 인력도 지면제작에 동참시키면 충분히 콘텐츠의 차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배포시스템 구축문제= 메트로나 포커스가 현재와 같은 배포 시스템을 갖추기까지 가판업자들의 반발로 인해 적잖은 우여곡절을 겪어온 것에 비춰볼 때 이들 신문사들이 배포망을 어떻게 수립할지도 관심사다.
메트로는 올 초부터 가판업자들로부터 배포시간과 장소를 변경해달라는 공문을 수차례 받은 바 있고, 포커스는 지난 6월말 창간호가 나오는 날 가판업자들로 구성된 판매대책인협의회 회원들의 항의농성을 받기도 했다.
이에 따라 메트로와 포커스는 가판업자들과 지난 8월 지하철 입구에서는 무인배포를 하자는데 합의했다.
포커스 조충연 실장은 “일부 신문이 이런 상황을 우려해 메트로, 포커스와 함께 공동배포제를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양사의 경쟁력을 깎아먹을 수 있고, 광고주와의 약속 이행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현호·황예랑·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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