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지 창간을 추진하고 있는 신문사는 자사의 무가지 진출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등 대체로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지만 신문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화일보 이상호 뉴미디어부장은 “지하철신문(무가지)의 열독률이 조중동의 2∼3배 앞서고 일반 독자들이 신문을 끊는 현상이 벌어지는 등 언론계를 뒤흔들 중요한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부장은 “지금까지 기업들은 조중동을 제외하고 광고목적이 아닌 신문의 정치적 영향력을 보고 보험을 든다는 차원에서 광고를 실었다”며 “영화광고만 하더라도 대부분 조중동에만 실리지만 무가지엔 영화광고가 실리고 있다. 게다가 총선을 앞두고 지하철 신문의 정치적 영향력이 늘어나는 반면, 마이너 조간신문의 몰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대한매일 내부에서는 다소 유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언론노조 대한매일지부 관계자는 “채수삼 사장이 내년에 영업이익을 내겠다고 하면서 현실적으로 2개의 무가지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한매일 관계자는 “무가지 시장은 먼저 진출하는 사람이 절대 유리하다”며 “문화일보 등 타사의 무가지 진출은 비관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내부에서 무가지의 필요성이 제기됐던 세계일보 측은 무가지로의 전환 및 무가지의 창간을 공식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무가지 진출로 기존 일간지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조심스런 의견도 나왔다.

한 문화일보 기자는 “너도나도 무가지 시장에 뛰어들면 조중동 구독률이 최소 30%는 떨어질 것”이라며 “신문의 판도 변화를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정반대되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는 16일 발표한 성명에서 “혼탁한 신문시장 상황이 빚어낸 필연적 산물인 무가지 전환흐름이 신문시장을 더 혼탁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부실한 지역언론의 경우 무가지 전환을 통해 발행부수 증대 및 광고수입 확장 전략으로 생존할 수 있으며 △중앙 일간지들도 광고유치를 위한 출혈경쟁이 촉발될 뿐 아니라 △혼탁한 유통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중인 공동배달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무가지가 과연 공정성과 공익성의 조화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며 ‘생활기사=백화점 홍보기사’ ‘자본에 지나치게 편향된 경제기사 양산’ ‘상업주의의 폐해’를 드러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현호·황예랑·김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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