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장봉군 화백이 노무현 대통령 재신임 선언을 그린 만평에 대해 ‘국민의 힘’에서 ‘재신임의 진정성을 외면했다’며 항의방문을 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한겨레는 지난 13일자 만평에서 노 대통령이 ‘재신임’이라고 쓰인 벽에 머리를 스스로 부딪히는 장면을, 14일자 만평에서는 노 대통령이 높이뛰기를 하려고 달려가는데 걸려있는 바에 ‘재신임(정치개혁?)’이라고 씌인 장면을 그렸다.

‘국민의 힘’ 회원들은 13일 메일이나 전화로 수차례 한겨레 장봉군 화백에게 항의를 표시했으며 14일엔 장봉군 화백을 찾아가 항의하고 해명을 요구했다. ‘국민의 힘’ 김창수 서울지역 대표일꾼은 “재신임의 진정성을 무시하는 만평”이라며 “재신임의 정국이 됐으니 이를 정치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게 시민사회의 대체적인 의견인데도 노 대통령의 재신임 선언을 13일엔 ‘자해공갈’로, 14일엔 물음표로 묻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이어 “한겨레 지면에서는 정치개혁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는 방향으로 기사화하고 있는데 유독 만평만 다른 방향”이라며 “만평이 개인의견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독자와 신문 전체의 흐름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장봉군 화백은 “만화는 만화로 봐야 하는데 사람들이 지나치게 반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재신임 회부’라는 방법이 극단적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그린 것으로 불신임 받으면 그 이후엔 더 난감한 상황에 부딪히게 될텐데 노대통령이 그런 것은 생각 안하고 있다. 개혁은 정도로 가야 한다”고 반박했다.

장 화백은 “측근 비리는 수사해봐야 알겠지만 재신임 받는다고 없어질 수가 없다”며 “정치개혁의 문제는 재신임이 되든 안되든 따로 또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현호·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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