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와 ‘더 데일리 포커스’에 이어 일부 종합일간지들이 무가지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어 언론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화일보는 오는 11월 중순에 새 무가지를 창간한다는 계획 아래 지난 13일 편집국 내에 ‘뉴미디어부’를 신설했다. 신임 부장에 이상호 사회부 차장이 기용된 뉴미디어부에는 편집국 기자 15명을 차출해 배치했고, 이들에게는 승진 내지 1호봉 상승의 혜택을 부여했다. 문화일보는 지난 14일까지 무가지 매체명을 사내 공모했다.

대한매일은 지난 13일 채수삼 사장 취임 100일 기념사에서 폐간됐던 ‘선데이 서울’을 복간시켜 타블로이드판 무가지로 제작해 대한매일, 스포츠서울과 함께 배포하는 한편, 미디어연구소에서 여러 주주들이 참여한 컨소시엄 형태의 또 다른 무가지 창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매일 관계자는 “무가지 시장에서 조간 3개, 석간 1개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었던 만큼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일보에서는 본지를 무가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일보 경영기획국 관계자는 “메이저 신문 위주로 꾸려지는 신문 시장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어 차라리 본지 자체를 무가지로 전환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메트로나 포커스보다는 우리가 훨씬 낫지 않겠느냐는 게 사내 일각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 공식적으로 논의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관광부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동록된 무료일간지는 모두 4개다. 지난해 5월 28일 메트로가 무료 종합일간지로 처음 등록한 뒤 같은해 6월 28일 포커스가 등록했으며, 같은해 9월 17일엔 목포일보가 유가지에서 무가지로 전환했고, 지난 3월 19일엔 부산타임스가 무가지로 신규등록했다.
목포일보는 발행부수를 임의로 조절하고 광고수익 개선을 위해 무가지로 전환했다. 대판으로 발행하는 목포일보 측은 “무가지로 전환한 뒤 광고사정이 훨씬 나아졌다”며 “목포시내 배포대에 넣거나 집집마다 배달하는 형태로 배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타임스는 종합일간지로 16면 대판으로 발행해왔으나 광고난으로 지난달 초 발행을 중지한 상태다. 부산타임스는 오는 11월부터 재창간할 계획이다.

현재 가장 규모가 큰 무가지인 메트로와 포커스 측은 무가지 창간·전환 움직임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포커스의 조충연 경영기획실장에 따르면 무료 일간지는 △중앙인력 50명으로도 제작이 빠듯하고 △매월 15∼20억원 씩 지금까지 150∼200억원 가량을 쏟아 부었으며 △매월 10억 이내의 적자를 보고 있다.

조 실장은 “한두 개 신문이 있을 때와는 달리 여러 신문이 뛰어들면 더 많은 적자와 투자비용을 감수해야 한다”며 “이 시장도 한 두 차례의 춘추전국시대가 불겠지만 우리는 새롬기술이 대주주여서 자본싸움을 벌이면 자신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도 위탁 경영 형태로 무가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검토했다가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따라 시장 진입을 포기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메트로 측으로부터 위탁 경영하는 게 어떠냐는 제의가 있었다”며 “시장조사를 해봤지만 위탁 경영을 해줄 만큼 매력적이지 않아 요구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조현호·황예랑·김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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