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 투표 실시방침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언론사 가운데 조선일보만 재신임을 할 것인지 여부를 질문 항목에 넣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MBC는 지난 10일 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재신임 방침에 대한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중앙일보 한겨레 MBC는 '노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을 묻는다면 재신임할 것인가'라는 요지의 질문을 했고 모두 '재신임하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재신임 여부에 대한 질문을 제외한 채 '노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이 적절한가'와 '어떤 방식이 적절한가'라는 질문 등을 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는 "10일 발언 직후 조사한 것이어서 국민들이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을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게다가 주간조선이 창간 기념호자 총선 6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게재할 특집 여론조사가 예정돼 있어서 질문을 2개 정도밖에 추가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홍 기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질문이 재신임 절차가 필요한지 여부와 필요하다면 어떻게 할지 여부라고 생각했다"며 "다른 언론사들처럼 발언이 나오자마자 재신임 여부를 묻는 것은 너무 선정적이라는 게 우리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날 MBC에 의뢰를 받아 여론조사를 실시한 코리아리서치센터 박혜원 차장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안은 '재신임을 할 것인지 여부였으며 이것이 이날 조사의 목적이었다고 판단했다"며 "선정적일 수 있다는 고려는 하지 않았다. 각 언론사마다 어느 것이 중요한지 판단하겠지만 만약 이 질문이 선정적이라면 투표 전에 누구를 찍을 것인지 묻는 것은 더욱 선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는 여론조사 다음날인 지난 11일부터 '재신임을 묻는다면 국민 여러분은 어떤 판단을 내리겠느냐'는 여론조사를 조선닷컴(조선일보 인터넷 홈페이지)을 통해 실시하고 있다. 13일 오후 12시 12분 현재까지 모두 7만32260명이 투표에 참가한 이 조사결과에서 '재신임한다'는 응답은 30.57%(22394명)로, '불신임한다'는 68.21%(49970명)로, '잘 모르겠다'는 1.22% (896명)로 집계됐다. 이 조사결과는 신임률이 최대 20%P 높은 다른 언론과는 대조를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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