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의 호칭 사용을 놓고 MBC 내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MBC는 당초 송 교수를 '해외민주인사'라고 표현했지만 지난 19일 열린 시청자위원회에서 "해외체류 인사를 모두 민주인사라고 쓰는 것은 잘못"이라는 하영섭 위원(동아방송대 겸임교수)의 주장이 제기되자 송 교수에 대해 '해외반체제 인사'로 호칭을 통일키로 했다.

시청자센터 김소현 방송부장은 "19일 열린 시청자위원회에서 하영섭 교수는 '친북 활동을 한 혐의가 있는데도 민주인사라고 통칭한 것은 취재기자가 관련단체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문도 아니고 방송의 특성상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주장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청자위에 참석한 보도국 신경민 부국장은 "이같은 문제제기를 들은 뒤 다른 신문이 어떻게 썼는지를 보니 모두 다 '민주인사'라는 표현을 쓴 건 아니었다"며 "해외체류인사가 모두 민주인사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신 부국장은 "19일 이후부터는 '반체제 인사'로 통일하자고 게시판에도 올렸다"고 설명했다.

권재홍 편집부장도 "시청자위에서도 제기됐고, 고위간부진에서도 '해외반체제 인사'를 쓰자고 결정한 상태라 아직 그대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BC 내부에서는 용어를 엄격히 사용해야 하는 방송의 특성을 고려하긴 해야 하지만 단지 친북활동을 했다는 혐의가 있다는 것만으로 '반체제인사'라고 표현하는 게 과연 타당하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최승호)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관계자는 "방송의 경우 용어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송두율 교수의 경우 확고한 신념을 갖고 활동을 계속해왔고, 단순히 '친북활동 혐의'만을 갖고 '반체제인사'로 낙인찍을 경우 그간 통일운동을 해 '민주인사'라고 명명돼온 여러 인사들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그리고 수많은 민주인사들이 도매금으로 함께 적절한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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