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이사장 박기정)이 기획위원제 신설을 골자로 한 정기인사를 단행하자 노조가 "직원 줄세우기 인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언론재단은 지난 22일 기획위원제를 신설해 5명을 배치하는 한편 15명을 전보 조처하고, 차장급을 대거 팀장으로 발탁하는 대폭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기획위원제 신설은 지난 4일 언론재단 이사회에서 결정된 바 있다.

인사가 단행되자 전국언론노조 언론재단지부(위원장 이준승)는 23일 성명을 내고 "황당함과 배신감을 느낀다"며 "납득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언론재단지부는 기획위원 5명을 임명한 데 대해 "한창 일할 나이의 부장을 기획위원으로 임명한 것은 '물 먹였다'는 인상을 주고도 남는 일이다. 방송광고공사의 경우 임직원 340명 중 기획위원은 3명인데 비해 언론재단은 128명 임직원 중 기획위원이 5명"이라며 "승진 자리는 비워두고 보직만 빼앗는 것을 두고 어찌 이사장 앞에 줄세우기로 보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밝혔다.

언론재단지부는 이어 장기근속자 위주로 대폭적인 인사교류를 해야 한다고 밝혀왔고 이사장도 동의했으나 이번 인사에서는 이같은 원칙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전보 발령 난지 1∼2년 정도 밖에 안된 직원들 11명이 또다시 자리를 옮겼고, 심지어 지난해 6월 인사 이전의 팀으로 원상복귀된 경우도 4명이나 된다"며 "이에 비해 여전히 5년 이상 팀 붙박이로 남아있는 직원들이 35명이나 되고 이 가운데 10년 이상 근속자는 20명"이라고 주장했다.

지부는 차장급의 팀장 승진인사에서도 "선후배간의 지나친 서열 파괴"라며 "결국 조직원간에 위화감을 조성해 직원들의 의욕상실만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부는 "이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지적된 문제점들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응분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언론재단 관계자는 "기획위원제의 경우 인원 수는 정하지 않았지만 사전에 노조가 신설을 요구했던 내용을 받아들였던 것"이라며 "대부분 인사 전반에 걸친 내용은 노사실무소위에서 다면평가를 거쳐 나온 내용으로 일방적으로 정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언론노조 언론재단지부 관계자는 "노조가 당초 주장한 기획위원제는 퇴직1년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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