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경남 거제 땅을 매입해 여론의 주목을 받았던 김해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이 경남도청 출입기자들에게 자신의 중국과 베트남 사업장 시찰을 위한 공짜취재 지원을 제안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연차 회장은 지난 6월 27일 경남도청을 방문해 장학금 10억원을 기탁하면서 도청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회장은 “나도 나라에 당당하게 세금 내고,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도 큰 사업에 투자를 하고 있는 사업가다. 기회가 된다면 기자 여러분들에게도 사업체를 구경시켜 주겠다. 언론에서 이런 저런 얘기를 언급했지만 나는 해외에서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사업가다. 정치인들에게 기댄 바도 없고 이유도 없다”는 요지의 말을 했다고 동석했던 경남도청 이희충 공보관이 전했다.

박회장의 이날 제안에 따라 경남도청은 현재 적당한 여행일정과 여행사를 물색하고 있다. 경남도청 이희충 공보관은 “대략 오는 10월과 11월 중 각각 10명씩 모두 20명 정도의 기자들이 해외시찰을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도예산은 한푼도 들어가지 않으며 비용 일체를 박연차 회장이 부담하겠다고 해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왜 하필이면 태광실업 회장이 경남도청 출입기자들의 해외취재를 지원하는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출입기자단 간사를 통해 해외취재 참여제의를 받은 한 경남지역 일간지 기자는 “어떤 목적에서인지는 모르겠으나 과연 기업체가 도청 출입기자를 지원하는 게 온당한지 모르겠다. 자신이 정치와 무관하다면 경제부 기자들을 데려가는 게 상식적으로 맞지 않느냐”며 “자신이 데려가겠다면 절차도 태광실업에서 신문사에 취재참가요청을 해야 하나 공보관과 기자단 간사를 통해 하는 것도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희충 공보관은 “박회장 관련기사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였고, 노건평 씨와 관련된 문제에 신경도 쓰지 않는 눈치였다. 다만 자신이 열심히 일하는 사업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기자들에게 해외취재 지원을 제안한 것”이라며 “게다가 기자들과 꽤 안면도 있는 사이”라고 말했다.
박연차 회장은 수차례의 접촉시도에도 불구하고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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