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 기간을 전후해 대회 조직위가 취재하러 온 중앙일간지 기자들에게 호화 룸살롱 접대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조직위측은 북한 기자단과 보수단체가 충돌사태를 빚은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 문화일보 기자들과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L룸살롱에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8일 확인됐다.

지역방송사에 대한 비하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대구U대회 이유범 언론지원실장과 이칠화 방송보도지원단장은 이날 밤 모 횟집에서 회식을 하고 있던 문화일보 기자들과 만나 합류했다가 2차로 황금동의 L룸살롱에서 3시간 동안 술자리를 가졌다. 이날 조직위측이 L룸살롱에서 부담한 비용은 모두 250만원이었고, 이 비용은 대회 업무추진비에서 충당됐다.
이칠화 방송보도지원단장은 “전날 이유범 언론지원실장이 지역언론의 심기를 건드려 기자들로부터 반발을 사, 이를 위로해주기 위한 자리였다. 마침 문화일보 기자들이 있어서 합석하게 됐고, 2차 룸살롱 술자리는 우리가 냈다”고 말했다.

비용은 현장에 참석했던 문화일보의 한 중견기자는 “1차 회식자리에서 이유범 실장을 우연히 만나 위로를 해주려고 하다가 2차까지 가게 됐다. 원래 우리끼리 노래방이나 가려고 했는데 조직위팀과 만나게 돼 룸살롱까지 간 것”이라며 “솔직히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비용은 그쪽에서 냈지만 의도적으로 접대를 받으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직위 장양국 감사실장은 “30일 저녁 이단장에게 사실관계를 조사한 결과 L룸살롱에서 지불한 것만 250만원이었으며 술값은 업무추진비로 지불했다. 이단장은 기자들이 7명 참석했다고 말했다”며 “다음 날 앞으로는 이후에는 업무추진비로 술접대 하지말라는 의견서를 전달했고, 구체적인 징계조치 여부에 대해서는 대회가 성공리에 끝난 점을 감안해 유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장실장은 “기자들에게 업무추진비로 술접대를 할 수 없게 돼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칠화 단장은 대회가 시작하기 직전에도 취재하러 온 중앙일간지 기자들에게 같은 룸살롱에서 수차례 접대를 하기도 했다. 이단장은 “대회가 시작되기 직전 홍보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두차례 정도 룸살롱으로 데려가 대접을 한 바 있다. 룸살롱에 온 중앙일간지 기자들은 대략 10명 안팎이었고 저녁만 먹고 룸살롱에는 오지 않은 기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단장은 또 “조직위 입장에서는 기자도 손님이기 때문에 대접을 한 것”이라며 “비용은 한번에 200만원 정도 들었고, 리셉션 예산으로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조현호·이수강 기자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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