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담당기자들이 도요타자동차 후원으로 일본으로 공짜 취재를 다녀왔다.
도요타자동차는 지난달 21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도요타의 ‘LS430’ 신차 발표 및 시승행사 취재를 지원했다. 도요타측은 이 행사에 자동차 담당 기자 12∼13명에게 도요타시-훗카이도-도쿄 코스로 이어지는 취재를 지원했다. 

일본 취재에 참가한 기자들은 경향신문 동아일보 문화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 중앙일간지와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 파이낸셜뉴스 등 경제지, 연합뉴스, YTN, 스포츠투데이등의 기자들이다.

일본 취재과정에서 기자들은 신차 홍보기사 외에도 현대자동차 파업사태를 겨냥해 도요타의 무분규 경영에 초점을 맞춘 기사를 쏟아냈다. 일부 기자들에 따르면 당초 도요타측의 이번 행사 취지는 세계최초 환경차 시판 매출 호조에 대한 홍보였으나 기자들은 취재일정의 상당부분을 도요타의 노사무분규 비결 취재 등에 할애했다.

일본 취재를 다녀온 A일간지 자동차 담당기자는 “기자들이 도요타의 신차 보다는 노사관계에 더 관심을 갖고 질문했다. 심지어 환경차를 개발한 엔지니어가 초청돼 설명하는 자리에서도 노사무분규에 대해 질문해 대답을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현대자동차 파업이 막 타결된 시점이라 그런지 일부 기자는 ‘도요타 자동차가 현대자동차와 비교해서 어떠냐’는 질문도 했다”며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도요타의 이번 행사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질문을 하는 것을 보면서 짜맞추기식 취재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동아일보는 현대 파업사태와 도요타의 무분규를 빗댄 <고객 제일주의…“파업은 옛날얘기”>에서 “엄청난 흑자를 냈는데도 노조는 임금인상을 자진해서 포기했다” “도요타에서 파업이란 과거의 ‘역사’”라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도 ‘기자의 눈’ <도요타의 충고>에서 도요타의 한 임원의 말을 빌어 “파업이 벌어지면 어떻든 고객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으며,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 결국 기업이 무너진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동아일보와 한국일보는 노동자에게 최고대우를 해주는 게 무분규의 비결이라는 부분은 기사에 반영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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